우리 옛 건축물

우리 옛 건축물 22 - 창(窓)과 문(門) 1

從心所欲 2018. 7. 4. 23:44

 

궁궐이나 민가 고택에 가면 다양한 형태의 문들이 있다. 그 문들의 이름도 다양하다. 그러나 지금은 잘 볼 수 없는 문들도 많아 그 이름이 현대인에게는 생소할 수밖에 없다. 잘 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흔히 미닫이라고 부르는 문은 사실 미닫이가 아닌 미서기이다.

 

고대건축에서는 살창보다는 판재로 만든 판문이 주류를 이루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판문(板門) 중에서 문짝을 하나의 판재로 만든 것을 통판문이라고 하는데 목재가 풍부하고 맹수가 자주 출현하는 강원도 같은 지역에서 덧문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통판문은 튼튼하지만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건축연장이 발달하면서부터는 판을 얇게 만들어 여러 쪽을 띠장목에 의해 연결시켜 만든 널판문이 등장하고 더욱 세공이 발달하면서 마치 세살문을 만들듯이 정교하게 문울거미를 짜고 살대 대신에 얇은 청판을 끼워 만든 우리판문이 탄생하였다.

우리판문은 울거미가 있는 판문이란 뜻이다. 우리판문은 대청 뒷문 등에 많이 사용한다.

 

[널판문, 알기쉬운 한국건축 용어사전]

 

 

[우리판문으로 된 대청 뒷문, 경북예천 초간정, 이태훈 사진]

 

 

판문 중에서는 마치 뒤주처럼 생긴 살림집 곡식창고에서 판재를 하나씩 올려 빼내는 분해조립식 판문이 있는데 이를 빈지널문이라고 한다. 빈지널문은 마치 우물마루처럼 구성된 것으로 곡식량에 따라 빼내는 빈지널의 수를 조절할 수 있는 판문이다. 이때 빈지널의 순서가 중요하므로 번호 등을 붙여 놓기도 한다.

 

[빈지널문, 연안 김씨 종택, 알기쉬운 한국건축 용어사전]

 

 

우리 옛 건축물에는 외부공간을 연결하는 독립된 문과 건물 외벽에 달리는 문은 원을 그리며 앞뒤로 열고 닫는 여닫이가 주로 이용되었다. 건물 내부에 달리는 장지와 영창 및 흑창 등의 내부 창호는 공간 이용을 위해 문홈을 타고 옆으로 개폐되는 미닫이나 미서기가 주로 이용되었다. 두 짝 창호에서 문지방에 홈을 하나만 두고 양쪽으로 열어 두껍닫이 (갑창) 속에 쏙 들어가도록 하는 방식을 두껍닫이가 있는 창호라고 하여 미닫이라고 한다. 같은 두 짝 창호라고 해도 문홈을 두 줄로 하여 창호가 서로 엇갈려 여닫을 수 있도록 한 것을 미서기라고 한다. 현대식 창호는 대부분이 미서기 방식이다.

한옥에서는 외벽에 다는 영창이나 흑창을 두껍닫이가 있는 미닫이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방과 방을 연결하는 장지1는 두껍닫이 없이 두 짝 또는 네 짝 미서기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닫이, 엄찬 고택, 알기쉬운 한국건축 용어사전]

 

 

[미서기, 하회 남촌댁, 알기쉬운 한국건축 용어사전]

 

 

들어걸개는 문짝 전체를 들어 걸쇠에 걸어 공간을 넓게 이용하도록 제작된 문이다. 대개 대청 앞문이나 대청과 방 사이에 다는 문을 들어걸개로 많이 한다. 여러 짝일 경우에는 옆으로 접어 전체를 한 번에 들어 올린다. 여름에 문을 모두 들어 걸면 대청과 방이 하나로 연결되어 시원한 공간을 만들 수 있다.

 

[궁궐의 들어걸개문]

 

 

[들어걸개, 선병국 가옥, 알기쉬운 한국건축 용어사전]

 

 

벼락닫이는 바깥행랑 중방2 위에 높이 달린 걸창(乬窓)에 주로 이용된다. 돌쩌귀가 위에 달려 있어서 밑에서 밀어 연 다음 지겟목을 받쳐 놓는다. 지겟목을 빼면 벼락같이 닫힌다고 하여 벼락닫이라고 한다.

 

[벼락닫이, 김기응 가옥, 알기쉬운 한국건축 용어사전]

 

 

접이문은 주로 네 짝 우리판문을 주름문처럼 접어 여는 문을 말한다. 창덕궁 대조전 행각과 휘군문(輝軍門)에

네 짝 우리판문이 양쪽으로 두 짝씩 접어 열도록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접이문, 창덕궁 휘군문, 알기쉬운 한국건축 용어사전]

 

 

 

이 글은 알기쉬운 한국건축 용어사전(2007.동녘)을 발췌, 요약한 글입니다.

 

 

 

 

  1. 방과 방 사이, 또는 방과 마루 사이에 칸을 막아 끼우는 문. 미닫이와 비슷하나 문 높이가 높고 문지방은 낮다 [본문으로]
  2. 중방(中枋) : 중인방(벽의 중간 높이에 가로지르는 인방)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