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무진도 속의 사람 사는 모습 2
<강산무진도>는 이인문 자신의 ‘전 생애에 걸친 조형적 사고와 역량이 잘 드러난 대작’이라는 평도 있다. 끝없이 펼쳐지는 위대한 자연과 그 안에서 다양한 삶을 영위하는 인간을 소재로 탄탄한 구성과 다양한 화법이 돋보인다는 평이다.
[이인문 <강산무진도> 부분 6/14]
배에서 짐을 내려 나귀에 짐을 싣고 마을로 들어가는 짐꾼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마을에서는 이들을 마중을 나온 인물들의 모습도 보여진다.
[이인문 <강산무진도> 부분 6/14의 부분 1]
[이인문 <강산무진도> 부분 6/14의 부분 2]
[이인문 <강산무진도> 부분 6/14의 부분 3]
[이인문 <강산무진도> 부분 6/14의 부분 4]
산 속의 좁고 비탈진 길을 따라 이동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그림에서는 보이지 않더라도 그 험준한 산 고개 너머에도 또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야말로 인간도처유청산(人間到處有靑山)의 모습이다.
[이인문 <강산무진도> 부분 6/14의 부분 5]
[이인문 <강산무진도> 부분 6/14의 부분 6]
높은 산 봉우리위에도 사람들이 집을 지어 살고, 그곳 사람들은 도르래를 이용하여 절벽 밑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공급받았다.
산세는 갈수록 험해진다.
기암괴석들도 보인다. 빠른 계곡물 위에 놓인 홍예교는 이곳이 깊은 산속이라는 사실을 무색케 한다.
사람들이 오르 내리는 산비탈길이 굴러 떨어질 만큼 가팔라 위태해 보인다. 이런 모습들 때문에 <강산무진도>는 심사정의 <촉잔도권(蜀棧圖卷)>과 같이 거론되곤 한다. 촉잔도(蜀棧圖)는 중국 장안(長安)에서 촉(蜀), 즉 지금의 사천(四川) 지역으로 갈 때 지나는 잔도(棧道)로 이어진 길을 가리킨다. 잔도는 중국에서 험한 산악 지대를 통과하기 위한 용도로 벼랑에 선반을 매달아 놓은 형태로 만든 길이다.
심사정이 중국의 촉잔도를 가볼 일이 없었으니 아마도 이태백의 <촉도난(蜀道難)> 같은 시에서 영감을 얻었을 것이다. <촉도난(蜀道難)>은 촉으로 가는 길의 어렵고 험난함을 노래한 것이다.
그 시작은 이렇다.
噫吁嚱 어허라.
危乎高哉 험하고도 높구나.
蜀道之難 촉도의 험난함이여
難於上靑天 하늘 오르기보다 어려워라.
얼마나 힘든 길이면 시작부터 대뜸 탄식이다. 시에서는 ‘하늘 오르기보다 어려워라[難於上靑天]’라는 구절이 몇 차례 반복된다. 중간 구절이다.
蜀道之難 촉도의 험난함이여
難於上靑天 하늘 오르기보다 어렵나니
使人聽此凋朱顔 말만 듣고도 얼굴빛이 시드노라.
連峯去天不盈尺 잇단 봉우리 하늘에서 지척이요,
枯松倒挂倚絶壁 벼랑 우엔 거꾸러질 듯 마른 소나무 걸려 있다.
飛湍瀑流爭喧豗 빠른 여울 내지르는 폭포, 앞 다투어 소리치고
砯崖轉石萬壑雷 급류에 부딪혀 구르는 돌, 일만 골 천둥친다.
其險也若此 그 험함이 이 같거늘
嗟爾遠道之人胡爲乎來哉 아아, 먼 곳의 사람이 어쩌자고 예 왔는가.
참고 및 인용 : 완역해설 고풍악부가음(진옥경, 노경희, 2014, 역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