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옛 병풍

병풍 26 - 삼국지연의도(三國志演義圖)

從心所欲 2020. 12. 29. 12:53

통상 ‘삼국지’로 불리고 있는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읽히던 중국소설 중의 하나였다. 「삼국지연의」는 16세기 초에 조선에 전해진 이후 원문(原文)과 한글 번역본으로도 간행되면서, 사대부뿐만 아니라 부녀자와 민간에서도 폭넓게 읽혀졌다. 「삼국지연의」가 조선시대부터 널리 읽히고 확산된 것은 이 소설이 충효(忠孝)와 의(義)를 강조하는 조선의 유교적 지배이념과 일치된 때문으로 해석된다.

 

같은 이유로 「삼국지연의」는 조선시대에 그림으로도 자주 그려졌다. 초기의 그림 소비층은 왕이나 사대부 층이었다. 화첩, 궁궐 내 벽화, 족자 등으로 그려진 삼국지연의도(三國志演義圖)는 내용 면에서 소설의 전체적인 장면보다는 ‘삼고초려(三顧草廬)’가 주로 그려졌다고 한다. 왕의 입장에서는 충성된 신하를, 사대부 입장에서는 현신(賢臣)을 구하는 것이 왕에게 가장 중요한 일임을 환기시키려는 의도로 그려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진, 정유왜란 때 참전했던 명(明)나라 장군들의 요청에 의해 설치된 관우(關羽)를 모시는 사당인 관왕묘(關王廟) 내부에 벽화로도 그려졌는데, 이들 그림은 도화서 화원들이 동원되어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소설의 삽화와 문인화가들에 의하여 담채화 풍으로 그려지기도 하던 삼국지연의도는 19세기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민간에서 유행하게 되고, 민화로도 그려지게 되었다.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삼국지연의도>는 모두 4폭 병풍 형태이며 전반적인 크기도 비슷하다. 불발기창이 있는 병풍도 많이 남아있는 것을 볼 때, 장식적인 목적뿐 아니라 실용적인 용도로도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병풍차의 소재와 도상이 여러 병풍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된 것을 보면 정형화된 초본(草本)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병풍의 그림 배치 순서는 소설속의 사건 전개 순서와 일치하지는 않는다.

 

[<삼국지연의도 병풍(三國志演義圖屛風)>, 4폭 병풍, 지본채색, 병풍 각 폭 171.2 x 53.3cm, 국립고궁박물관(www.gogung.go.kr) ㅣ창덕6510]

 

제1폭 :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도망치게 하다[死公明走生仲達)]'

제2폭 : '주유가 적벽에서 크게 싸우다[周公墐赤壁鏖戰]'

제3폭 : '제갈량이 칠성단에서 남동풍의 제를 올리다[七星壇諸葛祭風]'

제4폭 : '가맹관에서 장비와 마초가 싸우다[葭萌張飛戰馬超]'

 

[<삼국지연의도 병풍(三國志演義圖屛風)>, 4폭 병풍, 지본채색, 병풍 각 폭 167 x 53cm, 국립고궁박물관(www.gogung.go.kr) ㅣ창덕6512]

 

제1폭 :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도망치게 하다 [死公明走生仲達)]'

제2폭 : '장비가 장판교에서 크게 성내다 [張將軍大鬧長坂橋]'

제3폭 : '와룡선생이 기이한 계책으로 화살을 빌리다 [臥龍先生用奇計借箭]'

제4폭 : '주유가 적벽에서 크게 싸우다(周公墐赤壁鏖戰)'

 

[<삼국지연의도 병풍(三國志演義圖屛風)>, 4폭 병풍, 지본채색, 병풍 각 폭 167 x 53cm, 국립고궁박물관(www.gogung.go.kr) ㅣ창덕6518]

 

제1폭 : 중앙에 팔각형의 불발기창이 있어 정확한 내용 파악이 어렵다. 적벽 아래 떠있는 배 한 척을 그렸는데, 배에 탄 인물은 제갈량으로 보인다.

제2폭 : ‘유비가 제갈량을 세 번 찾아가다 [劉玄德三顧草廬]’

제3폭 : ‘가맹관에서 장비와 마초가 싸우다 [葭萌張飛戰馬超]’

제4폭 : ‘제갈량이 서성에서 거문고를 연주하다 [諸葛亮徐城彈琴]’

 

[<삼국지연의도 10폭 병풍(三國志演義圖 十幅屛風)>, 견본채색, 병풍 : 191 x 500cm, 국립민속박물관 ㅣ 민속090326]

 

[<삼국지연의도 10폭 병풍> 中 1폭, 국립민속박물관 ㅣ 민속090326]

 

[<삼국지연의도 10폭 병풍> 中 2폭, 국립민속박물관 ㅣ 민속090326]

 

[<삼국지연의도 10폭 병풍> 中 3폭, 국립민속박물관 ㅣ 민속090326]

 

[<삼국지연의도 10폭 병풍> 中 4폭, 국립민속박물관 ㅣ 민속090326]

 

[<삼국지연의도 10폭 병풍> 中 5폭, 국립민속박물관 ㅣ 민속090326]

 

[<삼국지연의도 10폭 병풍> 中 6폭, 국립민속박물관 ㅣ 민속090326]

 

[<삼국지연의도 10폭 병풍> 中 7폭, 국립민속박물관 ㅣ 민속090326]

 

[<삼국지연의도 10폭 병풍> 中 8폭, 국립민속박물관 ㅣ 민속090326]

 

[<삼국지연의도 10폭 병풍> 中 9폭, 국립민속박물관 ㅣ 민속090326]

 

[<삼국지연의도 10폭 병풍> 中 10폭, 국립민속박물관 ㅣ 민속090326]

 

[<삼국지연의도 10폭 병풍(三國志演義圖十幅屛風)>, 지본수묵담채, 병풍 : 184.5 x 454.2cm, 국립민속박물관 ㅣ 민속079117]

 

[<삼국지연의도 8폭 병풍(三國志演義圖八幅屛風)>, 견본채색, 병풍 : 137.5 x 347cm, 국립민속박물관 ㅣ 민속045480]

 

 

 

참고 및 인용 : 한국민속예술사전(국립민속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족문화대백과(한국학중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