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록(閑情錄)」은 허균이 중국 서적에 나오는 ‘은거(隱居)’에 대한 글들을 16가지 주제로 나누어 정리한 글이다. 청공(淸供)은 14번째 주제로 허균은 그 의미를 이렇게 풀이했다. “산에 은거하여 살 때도 역시 필요한 일용품(日用品)이 있는데, 침석(枕席)이나 음식이 세속(世俗)과는 매우 다르다. 그러므로 제14 ‘청공(淸供)’으로 한다.” ● 상범(向範)은 손님을 대접할 때에 칠화반(漆花盤)ㆍ과두저(科斗筯)ㆍ어미시(魚尾匙)를 사용하였다. 《소창청기》 ● 밥은 부드럽게 익혀 먹고 고기는 문드러지도록 푹 삶아 먹고 항상 술을 적게 마시고 매일 밤 혼자 자는 것이 옛사람들의 양생(養生)하는 묘법(妙法)이었다. 내가 일찍이 이 뜻을 풀어서 좌우(座右)에 다음과 같이 써 두었다. “부드러운 밥으로 위(胃)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