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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 35 - 백성을 너그럽게 대하라.

● 율기(律己) 제1조 칙궁(飭躬) 4 아랫사람을 너그럽게 대하면 순종하지 않는 백성이 없다. 그러므로 공자(孔子)는 “윗사람이 되어 너그럽지 아니하고 예를 차리되 공경하지 않으면 그에게 무엇을 보랴.” 하였고, 또 “너그러우면 뭇사람을 얻는다.” 하였다. (御下以寬 民罔不順 故孔子曰 居上不寬 爲禮不敬 吾何以觀之 又曰寬則得衆) ▶율기(律己)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2편인 율기(律己)는 자신을 가다듬는 일을 말한다. 수신(修身)ㆍ제가(齊家)ㆍ치국(治國)ㆍ평천하(平天下)가 일체 자기의 행동을 바르게 하는 수신(修身)을 근본으로 삼는 만큼, 수령 자신의 몸가짐을 가다듬는 일부터 은혜 베푸는 일까지 6조로 나누어 논하고 있다. ▶칙궁(飭躬) : 자신의 몸가짐을 가다듬는 일. 사람들이 흔히, “벼슬살이하는 ..

목민심서 2021.05.05

조선의 기생 8 - 공물(公物)

연산군의 여악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특별한 관심과 행각을 후대는 흔히 그의 황음무도(荒淫無道)함에만 초점을 맞추어 조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조금 색다른 해석도 있다. 사대부에 대한 왕권의 우위를 확실히 하기 위한 행위로 보는 시각이다. 그렇다고 연산군의 방종과 음란함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고, 두 요인이 합쳐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이 꽤 흥미가 있는 것은, 표면상으로는 폐모사건에 대한 보복이지만 내용적으로는 왕을 능멸한다는 ‘능상(菱狀)’에 대한 분노로 신하 전체를 대상으로 학살과 다름없는 짓을 자행한 갑자사화 즈음에 연산군의 여악 챙기기가 본격화되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의 여악 또는 기생은 국가의 소유물이었다. 그래서 기생이나 여기(女妓)를 가리켜 공물(公物)이라는 표현이 지속적으로 등..

우리 옛 뿌리 2021.05.04

목민심서 34 - 말은 많이 하지 말고, 급히 성내는 일이 없도록 하라.

● 율기(律己) 제1조 칙궁(飭躬) 3 많이 말하지도 말고 갑자기 성내지도 말아야 한다. (毋多言 毋暴怒) ▶율기(律己)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2편인 율기(律己)는 자신을 가다듬는 일을 말한다. 수신(修身)ㆍ제가(齊家)ㆍ치국(治國)ㆍ평천하(平天下)가 일체 자기의 행동을 바르게 하는 수신(修身)을 근본으로 삼는 만큼, 수령 자신의 몸가짐을 가다듬는 일부터 은혜 베푸는 일까지 6조로 나누어 논하고 있다. ▶칙궁(飭躬) : 자신의 몸가짐을 가다듬는 일. 백성의 윗사람이 된 자는 한 번 동작하고 한마디 말하는 것을 아랫사람들은 모두 엿들어 살피며 추측하여, 방에서 문으로, 문에서 읍으로, 읍에서 사방으로 새어 나가서 한 도(道)에 다 퍼지게 된다. 군자는 집에 있을 때도 오히려 말을 삼가야 하는데, 하물..

목민심서 2021.05.02

피아니스트 임현정과 운명

유튜브의 알고리즘에 이끌려 피아니스트 임현정을 생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가 연주하는 베토벤의 운명을 듣고서야 그동안 수 없이 들었으면서도 그 명성에 합당한 감동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곡의 가치를 비로소 알게 된 것 같았다. 또한 그토록 듣기 싫었던 피아노의 강한 해머 소리가 왜 꼭 피아노에 있어야 하는지도 깨닫게 되었다. 피아노 하나만으로 그 어떤 오케스트라의 연주보다도 더 장엄하면서 극적인 느낌을 불러내는 임현정의 연주가 놀랍기만 하다. 대개의 음악가들은 국제 콩쿠르를 통하여 자신의 명성을 쌓아간다. 그러나 임현정은 유튜브를 통하여 알려진 피아니스트라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2009년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쇼팽과 라흐마니노프 에튀드(étude, 연습곡) 전곡 연주회에서 자신이 앙코르..

백가쟁명 2021.05.01

목민심서 33 - 여가 중에도 백성을 편안히 할 방책을 생각하라.

● 율기(律己) 제1조 칙궁(飭躬) 2 공사(公事)에 틈이 있으면, 반드시 정신을 집중하여 고요히 생각하며 백성을 편안히 할 방책을 헤아려내어 지성으로 잘 되기를 강구해야 한다. ▶율기(律己)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2편인 율기(律己)는 자신을 가다듬는 일을 말한다. 수신(修身)ㆍ제가(齊家)ㆍ치국(治國)ㆍ평천하(平天下)가 일체 자기의 행동을 바르게 하는 수신(修身)을 근본으로 삼는 만큼, 수령 자신의 몸가짐을 가다듬는 일부터 은혜 베푸는 일까지 6조로 나누어 논하고 있다. ▶칙궁(飭躬) : 자신의 몸가짐을 가다듬는 일. 주자(朱子)는 이렇게 말했다. “오공제(吳公濟)는 ‘날마다 사물을 응접하는 중에서도 모름지기 한때의 시간을 내어 조용히 혈기(血氣)와 정신을 함양해야 한다. 요컨대 일이 번잡할수록 ..

목민심서 2021.04.30

전 심사정․최북 필 소품화집(傳沈師正崔北筆小品畵集)

조선 후기, 겸재 정선과 단원 김홍도 사이의 걸출한 화가로는 현재(玄齋) 심사정을 꼽을 수 있다. 그런 심사정과 거의 동시대 인물로 그림에서 서로 쌍벽을 이루었다는 말을 듣는 화가가 호생관(毫生館) 최북(崔北)이다. 떠돌이 환쟁이와 기생 사이에서 태어났다고도 하고, 일생을 떠돌이 생활을 한 탓에 그에 대한 기록이 미진하여 그의 출생년도 조차 1712년과 1720년의 두 가지 설이 있다. 최북은 지금 ‘개성적인 화가’라는 말로 소개될 만큼, 괴팍한 성격에다 폭음(暴飮)과 주벽, 기행(奇行)으로 많은 일화를 남겼다. 그래서 당시의 사람들은 그를 ‘광생(狂生)’ 또는 ‘주광(酒狂)’이라 불렀다 한다. 그의 호 호생관(毫生館)은 ‘붓으로 먹고 산다’는 의미이다. 그는 30대부터 전국을 여행하면서 그림을 그려주며..

우리 옛 그림 2021.04.29

봄의 다양한 초록 빛깔

초록동색(草綠同色). 처지가 같은 사람들끼리 한 편이 되어 어울리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는 이 말의 원래 의미는 풀빛과 녹색(綠色)은 같은 빛깔이란 뜻이다. 잎이 한창 무성한 여름에는 짙은 녹색으로 산의 색깔이 거의 같지만, 봄 산은 다르다. 나무마다 처음 내는 나뭇잎 색깔이 달라, 같은 녹색 안에서도 울긋불긋함이 있는 것 같다. 이것을 모두 녹색이라는 한마디로 뭉뚱그리는 것은 너무 무신경한 말 같아 나무들에게 미안하다. 나뭇잎의 서로 다른 색깔 차이를 느끼든 못 느끼든 살아가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 그렇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인생의 희비애락은 또 무엇이 특별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조선의 기생 7 - 관리숙창률

조선시대 초기부터도 관리를 포함한 양반 사대부들이 기생들과 육체적 관계를 맺거나 첩으로 삼는 일은 상당히 널리 퍼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한 풍기문란의 문제도 일찍부터 제기되었었다. 세종 때에 평안감사 윤곤(尹坤)은 왕의 명령을 받아 사행하는 사신들이 지방 관아의 기생들과 육체적 관계를 맺는 것을 금지하라는 아래와 같은 건의서를 올렸다. 【"우리 동방이 해외의 한 작은 나라로서, 중국과 견주는 것은 특히 예의가 존재하기 때문 이온데, 요즘 대소 사신이 명령을 받들고 외방에 나가면, 혹은 관기(官妓)와 사랑에 빠져 직무를 전폐하고 욕심껏 즐기어 못할 짓 없이 다하며, 만약 기생과 만족을 누리지 못하면, 그 수령이 아무리 어질어도 취모멱자(吹毛覓疵)하여 일부러 죄망에 몰아넣고, 명사들끼리나, 한 고..

우리 옛 뿌리 2021.04.27

귀룽나무

이름도 생소한 귀룽나무는 시골이라고 해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가 아니다. 귀룽나무는 보통 200에서 1,000m 고지의 깊은 산골짜기나 비탈, 계곡가에 주로 자라기 때문이다. 지금 이 나무가 있는 곳도 600m 고지다. 자라면 높이가 10 ~ 15m까지 이른다고 한다. 나무가 커지면 가지가 길고 무성하게 나와 아래로 쳐지기 때문에, 햇빛을 잘 받으면 사진처럼 전체적으로 둥그런 모양이 된다. 원래 5월 초에 꽃이 피는데 올해는 4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했다. 흐드러지게 핀다는 표현이 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