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궁중에서 가장 빈번하게 진상되고 열람된 화목(畵目) 중에 감계화(鑑戒畵)가 있다. 위정자(爲政者)인 왕과 왕세자가 올바른 윤리와 통치관을 확립하도록 돕고, 왕실과 종친, 신하와 백성의 교화를 위한 목적으로 제작되었던 그림이다. 궁중의 대표적인 감계화로는 백성들의 생업인 농업이나 잠업(蠶業)과 관련한 풍속을 월령 형식으로 읊은 『시경(詩經)』「빈풍편(豳風篇)」칠월(七月)조를 그린 ‘빈풍칠월도(豳風七月圖)’와 역시 『시경』 「무일편(無逸篇)」의 ‘남의 위에 서는 사람은 일신의 즐거움이나 자기 몸의 편안함을 구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그린 ‘무일도(無逸圖)’가 있었다. 이런 그림들은 왕의 등극이나 세자의 탄신, 지방 행차 등의 기념 선물로 빈번하게 진상되었다. 빈풍(豳風)은 『시경』국풍(國風)에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