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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 27 - 관이 백성과 정하는 기한을 미덥게 하라.

▶는 황해도 안릉(安陵)에 새로 부임하는 관리의 행차를 긴 두루마리에 그린 행렬도이다. 조선시대에 제작된 의궤도에 보이는 반차도(班次圖) 형태로 그려졌다. 그림에 달린 글에 의하면 김홍도에게 그리게 했다고 적혀있지만, 그림의 세부 필치에 차이가 있음을 근거로 후세에서는 여러 화원 화가들이 함께 그렸을 가능성을 추정하고 있다. 두 바퀴 위에 휘장을 쳐 집처럼 만든 좌거(坐車)와 그 뒤로 수령의 개인 비서격인 책실(冊室)과 책객(冊客), 그리고 수령의 시중꾼인 중방(中房)이 따르고 있다. ● 부임(赴任) 제6조 이사(莅事) 5 관청의 일은 기한이 있는 법인데, 그 기한을 믿지 않는 것은 백성들이 명령을 희롱하는 것이니, 기약은 미덥게 해야 한다. (官事有期 期之不信 民乃玩令 期不可不信也) ▶이사(莅事) : ..

목민심서 2021.04.14

목민심서 26 - 백성의 소송 절차를 간편하고 명료하게 하라.

▶는 황해도 안릉(安陵)에 새로 부임하는 관리의 행차를 긴 두루마리에 그린 행렬도이다. 조선시대에 제작된 의궤도에 보이는 반차도(班次圖) 형태로 그려졌다. 그림에 달린 글에 의하면 김홍도에게 그리게 했다고 적혀있지만, 그림의 세부 필치에 차이가 있음을 근거로 후세에서는 여러 화원 화가들이 함께 그렸을 가능성을 추정하고 있다. 부임 수령의 가마 뒤를 따라 수행인원인 배행(陪行), 죄인을 다스리는 일을 맡았던 군졸인 군뢰(軍牢), 수령의 심부름과 명령전달을 하는 통인(通引)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 부임(赴任) 제6조 이사(莅事) 4 이날 영을 내려서 백성들과 몇 가지 일로써 약속하고 관아 바깥 문설주에 특별히 북 하나를 걸어 둔다. (是日發令 以數件事 與民約束 遂於外門之楔 特懸一鼓) ▶이사(莅事) :..

목민심서 2021.04.13

전(傳) 강세황필 화첩(姜世晃筆畵帖) 3

강세황은 중국의 화보를 따라 그리는 독학으로 그림을 수련하였다. 앞 시대의 좋은 그림을 따라 그리는 방작(倣作)은 기법과 아울러 그림의 정신을 체득하는 기본과정으로서 거의 모든 화가들이 일반적으로 걸었던 길이다. 강세황도 그 길을 충실하게 따랐다. 그러면서도 강세황은 옛 것의 답습에 멈추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계속 이어갔다. 각각의 소재에 따라 표현하는 데 적합한 화법을 찾으려 노력하였고, 산수화에 서양화풍을 적용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강세황의 그림들에는 눈이 번쩍 뜨일 만큼 화려하거나 현란한 구석이 없다. 이는 그가 남종화법에 기반을 두고 그림에서 ‘습기(習氣)’와 ‘속기(俗氣)’를 걷어내는 것을 과제로 삼아 노력한 결과이기도 하다 참고 및 인용 : 한국의 미술가(안휘준 외, 2006, 사회평론), ..

우리 옛 그림 2021.04.12

목민심서 25 - 백성의 소장(訴狀)에 대한 처리 요령.

▶는 황해도 안릉(安陵)에 새로 부임하는 관리의 행차를 긴 두루마리에 그린 행렬도이다. 조선시대에 제작된 의궤도에 보이는 반차도(班次圖) 형태로 그려졌다. 그림에 달린 글에 의하면 김홍도에게 그리게 했다고 적혀있지만, 그림의 세부 필치에 차이가 있음을 근거로 후세에서는 여러 화원 화가들이 함께 그렸을 가능성을 추정하고 있다. 말 두 필이 각각 앞뒤 채를 메고 가는 가마인 쌍교(雙轎)를 탄 행차의 주인공 행렬이다. 쌍교에는 열여덟 명의 수종원이 따른다. ● 부임(赴任) 제6조 이사(莅事) 3 이날에 백성들의 소장(訴狀)이 들어오면 그 판결하는 제사(題詞)를 간결하게 해야 한다. (是日 有民訴之狀 其題批宜簡) ▶이사(莅事) : 수령이 부임하여 실무를 맡아보는 일 《치현결(治縣訣)》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백..

목민심서 2021.04.10

전(傳) 강세황필 화첩(姜世晃筆畵帖) 1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두 권으로 된 『전강세황필 화첩(傳姜世晃筆畵帖)』은 ‘표암첩(豹菴帖)’이라는 표지만 붙어 있을 뿐 누가 언제 어떤 연유로 만든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첩에는 사군자를 비롯하여 각종 꽃, 괴석, 산수화, 산수인물도가 섞여 있다. 그림에는 화제나 낙관도 없다. 첩의 크기도 달라 한 권은 28.7 x 22.7cm 크기이고 다른 한 권은 23.9 x 15.7cm이다. 그림의 구성이나 소재로 보아서는 강세황이 연습 삼아 각 화재(畵材)를 다뤄본 것 같기도 한데, 비단에 그린 것으로 보아서는 그도 아닌 듯하다. 그럼에도 평생 ‘속기(俗氣) 없는 문인화’를 추구하였던 그의 이력답게 세련되었으면서도 단아하다. 여러 화목(畫目)을 폭넓게 다루었을 뿐만 아니라 그 소재가 다양한 점에서는..

우리 옛 그림 2021.04.07

목민심서 21 - 백성을 다스릴 방도를 생각하라.

▶는 황해도 안릉(安陵)에 새로 부임하는 관리의 행차를 긴 두루마리에 그린 행렬도이다. 조선시대에 제작된 의궤도에 보이는 반차도(班次圖) 형태로 그려졌다. 그림에 달린 글에 의하면 김홍도에게 그리게 했다고 적혀있지만, 그림의 세부 필치에 차이가 있음을 근거로 후세에서는 여러 화원 화가들이 함께 그렸을 가능성을 추정하고 있다. 선두 기수 행렬에 이은 중군(中軍), 악대(樂隊), 병방(兵房)의 행렬. ● 목민심서 부임(赴任) 제5조 상관(上官) 3 참알하고 물러가면 묵연히 단좌해서 백성을 다스릴 방도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너그럽고 엄숙하고 간결하고 치밀하게 규모를 미리 정하되, 오직 시의(時宜)에 알맞도록 할 것이며 굳게 스스로 지켜 나가도록 해야 한다. (參謁旣退 穆然端坐 思所以出治之方 寬嚴簡密 預定規模..

목민심서 2021.03.25

병풍 38 - 군접도(群蝶圖)

조선에서 나비를 그린 화가들은 적지 않다. 심사정과 김홍도도 그렸고 조희룡도 그렸다. 그 외에도 이름이 별로 알려지지 않은 여러 화가들의 작품들이 지금도 전한다. 나비는 대개 꽃을 그릴 때 짝을 맞추기 위해 그려지지만, 민화에서는 나비의 한자인 접(蝶)자가 80노인을 뜻하는 ‘늙은이 질(耋)’자와 그 중국어 발음이 같아,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로도 그려졌다. 그러나 조선 후기에 이르러 채색화가 늘어나면서 나비의 아름다운 색과 문양 그 자체를 재현해내려는 화가들의 그림들이 이어졌다. 꽃과 어울린 형형색색의 나비는 시각적 아름다움을 배가하여 화려한 장식화로서의 요소를 갖추게 되면서 병풍으로까지 발전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예전의 화조도에서 나비가 있어도 꽃을 돋보이기 위한 부수적 요소였던 반면, 화가의 의중이..

우리 옛 병풍 2021.03.22

봄이 오는 그림 - 남일호 화조화첩

조선 후기에 나비를 특히 잘 그려 남나비[南蝶]라고 불리며, 평생 동안을 나비와 꽃그림만을 즐겨 그린 화가가 있었다. 일호(一濠) 남계우(南啓宇, 1811 ~ 1888)이다. 그는 직업화가도 아니었고 가문이 쇄락하여 어쩔 수 없이 그림에 매달린 심사정과 같은 처지도 아니었다. 남계우는 숙종 때 영의정을 지낸 남구만(南九萬)의 5대손이다. 그의 아버지 남진화(南進和)도 남원부사와 선산부사를 지낸 명문사대부 집안 출신이었다. 그 자신도 예우상 관직이지만 종2품의 동지중추부사(同知中樞府事)를 지냈다. 그런 그가 지금의 소공동에 해당하는 남송현(南松峴)에 살면서 평생 나비 그림을 그리며 살았다. 물론 예전에도 그림을 여기(餘技)로 삼았던 많은 사대부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그린 그림들은 사의를 중시하던 문인..

우리 옛 그림 2021.03.21

목민심서 18 - 부임길에 지나게 되는 고을의 수령들을 만나 견문을 넓히라.

●부임(赴任) 제4조 계행(啓行) 4 지나다가 들르는 관부(官府)에서는 마땅히 선배 수령들을 좇아서 다스리는 이치를 깊이 강구할 것이고 해학(諧謔)으로 밤을 지새워서는 안 된다. (歷入官府 宜從先至者 熟講治理 不可諧謔竟夕) ▶계행(啓行) : 부임하는 행차 본도(本道)에 들어서면, 여러 고을의 수령은 모두 동료로서의 우의가 있는 것이다. 진실로 혐의 있는 집안 사이가 아니면 마땅히 바로 방문하여 볼 것이고, 그대로 지나쳐서 스스로 교만하게 보여서는 안 된다. 하물며 저쪽은 고을살이한 지 오래되어 그곳 풍속과 인정 그리고 새로 생긴 폐단과 오래된 백성의 고통 등 물어보아야할 것이 반드시 있는데, 새로 부임하는 자가 스스로 그 견문(見聞)을 넓히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부임(赴任) 제4조 계행(啓行) 5 부임..

목민심서 2021.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