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에 진심이었던 우리 조상들은 왕과 왕비의 능을 조성하는 일도 기록으로 남겼다. 소위 산릉도감의궤(山陵都監儀軌)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능(陵)을 조성하게 된 경위와 전말 또 그에 따르는 의식과 절차가 모두 들어있다. 현재까지 전해지는 산릉도감의궤(山陵都監儀軌)는 모두 28종으로, 가장 오래된 것은 선조 33년인 1600년에 선조의 비(妃)인 의인왕후(懿仁王后)의 능을 지금의 동구릉(東九陵)에 있는 목릉(穆陵) 구역에 조성한 기록인 『의인왕후산릉도감의궤(懿仁王后山陵都監儀軌)』이다. 왕릉의 조성은 국상(國喪) 직후부터 임시기관인 산릉도감이 설치되어 담당하게 된다. 산릉도감은 토목과 건축 공사를 비롯하여 각종 석물의 제작과 설치, 시신의 매장, 묘역 주변 환경 정리에 이르기까지 왕릉 조성에 관계된 모든 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