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 때에 서얼 출신으로 규장각 검서관을 지냈던 이덕무(李德懋)는 『사소절(士小節)』이라는 제목의 수신서(修身書)에 이런 글을 남겼다. 부인이 말할 때마다 죽는다느니 죽이겠다느니 하는 것은 집안에 상서롭지 못하다. 또 잘 울거나 공교롭게 미소를 지어서도 안 된다. 평소 아무런 이유도 없이 턱을 괴고 멍하니 앉아 있는 모습은 원망하는 듯 보이고, 다른 사람의 귀에 대고 소곤대는 모습은 누군가를 헐뜯는 듯 보인다. 쉼 없이 희희낙락하는 모습은 음탕한 듯 보이며, 쉬지 않고 노닥거리는 모습은 가혹함에 가깝다. 집안의 남자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근심하거나 탄식하는 소리를 내고, 집안의 여자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원망하고 한탄하는 말을 하게 되면 집안 질서가 무너질 뿐 아니라 운세 또한 기울어갈 것을 예측할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