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정선미술관이 지난 2019년 11월, 미술관에서 새롭게 소장하게 된 을 공개한 일이 있었다. ‘백납(百納)’은 ‘백가지를 꿰맨다’는 뜻으로, 온갖 종류의 그림들을 모아 만든 병풍이다. 겸재정선미술관에서 공개한 병풍에는 조선과 중국 화가들의 그림 42점이 망라되어 있었는데 그 가운데 특히 주목을 받았던 것은 정선의 였다. 사문탈사(寺門脫蓑)는 ‘절 문에서 도롱이를 벗다’의 뜻이다. 는 율곡 이이의 고사(故事)를 그린 고사인물도(故事人物圖)로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고사의 내용은 분명하지 않다. 다만 간송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정선의 「경교명승첩」하첩(下帖)의 와 거기에 함께 장첩 되어 있는 사천(槎川) 이병연(李秉淵)의 편지를 통해 짐작할 뿐이다. 편지는 이병연이 1741년 겨울에 양천 현령으로 있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