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친구와 벗은 같은 의미로 쓰인다. 그런데 친구는 주로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지만 벗에는 또 다른 의미도 있다. 벗은 사람이 늘 가까이하여 심심함이나 지루함을 달래는 사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고송유수관도인(古松流水館道人) 이인문이 그린 라는 그림이 있다. 열 명의 친구나 벗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이 그림은 이인문 자신의 벗을 그린 것이 아니고 서직수(徐直修)라는 인물을 위하여 그린 것이다. 폭포가 있고 물이 흐르는 계곡 옆에 여섯 인물이 고동(古董)과 서화(書畫)를 놓고 둘러앉아 있다. 라고 했는데 넷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또 모여 앉은 사람들은 누구인가? 그 답은 그림의 상단에 쓰인 제발(題跋)에 있다. 세상에 세 벗의 이로움을 얻은 이가 없는데 하물며 십우(十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