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록(閑情錄)」은 허균이 중국 서적에 나오는 ‘은거(隱居)’에 대한 글들을 16가지 주제로 나누어 정리한 글이다. 섭생(攝生)은 16번째 마지막 주제로 허균은 그 의미를 이렇게 풀이했다. “ 사농공상(士農工商) 사민(四民)의 생업 중에서 농업(農業)이 근본으로 한거자(閑居者)가 해야 할 사업(事業)이다. 그러므로 제16 ‘치농(治農)’으로 한다.” ● 택지(擇地) 생활의 방도를 세우는 데는 반드시 먼저 지리(地理)를 선택해야 하는데, 지리는 수륙(水陸)이 서로 잘 통하는 곳을 제일로 치기 때문에 산(山)을 등지고 호수(湖水)를 바라보는 곳이라야 가장 좋다. 그러나 반드시 지역이 관대(寬大)하여야 하며, 또한 긴속(緊束)한 곳을 필요로 하니, 대개 지역이 관대하면 재리(財利)를 많이 생산할 수 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