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가 1795년에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화성에 행차하여 사도세자(思悼世子)의 묘인 현륭원(顯隆園)에 들리고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축하하는 연회를 열었던 일은 익히 잘 알려진 일이다. 정조는 1795년 윤2월 9일 이른 아침에 1800명에 가까운 배종(陪從) 인원과 함께 창덕궁을 떠나 화성으로 출발하였고, 첫날은 시흥행궁에서 묵은 뒤 이튿날 저녁에 화성행궁에 도착하였다. 정조는 화성에 머무르는 동안 향교를 참배하고 별시(別試)를 거행했으며, 현륭원에서 제사하고, 군사훈련을 지휘한 뒤 어머니를 위한 회갑연을 베풀고 15일 화성을 떠나 16일에 다시 창덕궁으로 돌아왔다. 이 8일간의 행차는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었다. 의궤의 글은 금속활자로 인쇄되었고, 주요 예식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