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벽 2

재앙을 이기기 위하여 왕이 힘써야 할 10가지 - 2

이어지는 상소문에서 열거하는 9목(目)의 첫 번째는 이다. 궁금(宮禁)은 임금이 거처하는 궁궐로, 우선 임금이 거하는 곳부터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고 했다. 궁금(宮禁)을 엄하게 해야 합니다. 전(傳)에 이르기를 ‘집이 다스려지고서 나라가 다스려진다.’ 하였습니다. 그 집을 다스리지 못하고서 나라를 다스릴 수 있는 자는 없으므로 왕화(王化)의 근본은 궁금에 있는 것입니다. ▶왕화(王化) : 임금의 덕화(德化). 궁금이 엄숙하지 않으면, 간사한 길이 안팎으로 통하고 바른길이 조정(朝廷)에서 막히어, 공정한 논의는 막혀서 통하지 않고 도리에 어긋난 것이 현혹을 하여 간사한 술책을 부리므로, 그때 가서는 난망(亂亡)을 구제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대개 군신(君臣)의 위아래 사이와 친척의 안팎 사이에서 정의(情..

우리 옛 뿌리 2022.03.28

추사 김정희 45 - 과칠십 칠십일과

추사는 70세가 되자 호를 과칠십(果七十)이라고 했다. ‘70세의 과천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리고는 71세가 되자 이번에는 칠십일과(七十一果)라고 했다. 그렇게 평범한 말로 자신의 호를 만들어 쓰면서도 과(果)자를 앞뒤로 옮겨가며 발음의 운을 살렸다. 과천시절 추사는 나날이 병중이어서 편지마다 자신의 추해져가는 모습을 한탄했다. 추사의 과천시절 간찰 중에는 직접 쓰지 않고 대필한 것들이 있다. 아마도 추사가 불러주고 아우나 아들, 제자들이 대신 썼을 것이다. 그들의 글씨 또한 추사와 방불하였으니 받는 사람은 이를 몰랐을지도 모른다. 그런 와중에도 추사는 글씨를 썼다. 과칠십이라 낙관된 은 추사의 여전한 건필을 보여준다. 추사가 70이 되는 해 어느 봄날, 정읍 백양사의 설두, 백암 두 스님이 과지초당으로..

추사 김정희 2018.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