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록(閑情錄)」은 허균이 중국 서적에 나오는 ‘은거(隱居)’에 대한 글들을 16가지 주제로 나누어 정리한 글이다. 정업(靜業)은 12번째 주제로 허균은 그 의미를 이렇게 풀이했다. “글은 고요한 데서 하는 일 중의 하나인데, 한거자(閑居者)가 글이 아니면 무엇으로 세월을 보내며 흥(興)을 붙이겠는가. 그러므로 제12 ‘정업(靜業)’으로 한다.” ● 송차도(宋次道 : 차도는 송(宋) 송민구(宋敏求)의 자) 집의 책은 모두 3~5번의 교감(校勘)을 거쳤으므로 세상에서 송차도 집의 책을 선본(善本 : 여러 이본(異本) 중 제일 좋은 본)으로 삼았다. 송차도가 춘명방(春明坊)의 소릉(昭陵)에 있을 적에 사대부(士大夫)로서 책을 좋아하는 자는 송차도의 집 곁에 많이 집을 세내어 살았는데, 이는 송차도에게 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