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 전배를 마친 정조는 다시 화성 행궁으로 돌아와 문무과 별시(別試)를 거행하였다. 윤 2월 11일 진시(辰時 : 아침 7 ~ 9시)에 융복을 입은 정조가 화성 행궁의 별당(別堂)인 낙남헌(洛南軒)에 친림하여, 어머니 혜경궁의 장수를 기원하는 ‘근상천천세수부(謹上千千歲賦)’를 문과 시제(試題)로 내렸다. 이어서 무과에 응시한 인물들을 하나씩 불러 활을 쏘게 하였다. 그리고 오후 3시쯤에 과거의 급제자 명단을 발표하는 의식인 방방의(放榜儀)가 거행되었다. 이 날 별시의 문과에 급제한 사람은 5명, 무과에 급제한 사람은 56명이었다. 급제자에게는 붉은 종이에 쓴 합격증인 홍패(紅牌)와 사화(賜花), 사주(賜酒), 관대(冠帶) 등이 하사되었다. 문무과의 장원이라 할 갑과(甲科)에는 각 1인이 선발되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