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전문가들은 능호관(凌壺觀) 이인상(李麟祥, 1710 ~ 1760)의 그림을 맑은 담채, 간결한 표현, 단아한 분위기 같은 표현들로 특징짓는다. 그러나 문외한의 눈에는 이인상의 그림들 거의 대부분에는 뭔가 색감이 부족한 느낌이 든다. 수묵화조차도 농묵(濃墨)을 거의 쓰지 않아 얼핏 색 바랜 그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이인상이 화폭에 먹칠을 해놓은 듯한 그림이 있다. 거기다 그림 자체도 전통 수묵화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 정도로 여백도 없고 복잡하다. 그동안에는 주로 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었으나 최근에는 로 소개되기도 한다. 얼핏 현대의 추상화 같이 보이는 이 그림은 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어 왔었다. ‘소용돌이 구름’이라는 뜻이다. 시커먼 먹구름 위에 행서로 쓰인 제발은 그동안 유홍준 박사가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