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짜윤짜장 3

사과 공부

일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간간이 친구네 과수원에 불려 다닌 지가 벌써 4년째다. 그런데도 아직 사과 종류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분명 관심이 없어서일 것이다. 비교적 이름이 익숙한 아오리나 부사도 먹을 때 색깔로 어림짐작하는 수준이라, 과수원에 열린 사과를 보고 품종을 알아낼 실력이 없다. 그래서 아오리를 따야 하는데 아직 익지도 않은 다른 품종의 사과를 따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4년이나 드나들면서도 여전히 친구에게 물어봐야 하는 처지가 민망해서, 올해는 꼭 잘 기억하리라 다짐을 하며 열심히 머릿속에 저장중이지만, 겨우내 잊고 있던 나무들을 내년에 다시 본다고 해서 제대로 알아볼 것 같지는 않다. 친구네 과수원엔 사과 품종이 많다. 아오리나 홍로, 부사와 같이 익숙한 이름부터 썸머킹, 시나노스위..

목민심서 78 - 관내에 친척이나 친구가 많을수록 더욱 삼가라.

● 율기(律己) 제4조 병객(屛客) 3 친척이나 친구가 관내(管內)에 많이 살면 단단히 약속하여 의심하거나 헐뜯는 일이 없게 하고 서로 좋은 정을 보존하도록 해야 한다. (親戚故舊。多居部內。宜申嚴約束。以絶疑謗。以保情好) ▶율기(律己)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2편인 율기(律己)는 자신을 가다듬는 일을 말한다. 수령이 자신의 몸가짐을 가다듬는 일부터 은혜를 베푸는 일까지 6조로 나누어 논하고 있다. 율기(律己)의 제4조인 ‘병객(屛客)’은 지방 관청에서 책객(册客), 겸인(傔人) 등 객인(客人)과 외부로부터의 청탁을 물리친다는 뜻이다. 친척이나 친구 중에 혹 본읍(本邑)에 살거나 혹 이웃 읍에 살거나 하면 한 번 초청하고 한 번 가서 만나되 때에 따라 선물을 보내면서 약속하기를, “비록 날마다 만나고 ..

목민심서 2021.10.03

허균 31 - 한정록(閑情錄) 광회(曠懷) 1

「한정록(閑情錄)」은 허균이 중국 서적에 나오는 ‘은거(隱居)’에 대한 글들을 16가지 주제로 나누어 정리한 글이다. 광회(曠懷)는 9번째 주제로 허균은 그 의미를 이렇게 풀이했다. “장부(丈夫)의 처세(處世)는 마땅히 가슴이 탁 트이도록 가져야 하니, 상황에 따라 마음을 크게 먹고 순리(順理)로써 스스로를 억제하면 인품(人品)이 고상하게 되기를 바라지 않더라도 자연 고상하게 된다. 그러므로 제9 ‘광회(曠懷)’로 한다.” ● 조화옹(造化翁)이 사람에게 공명(功名)과 부귀(富貴)를 아끼지는 않으나 ‘한가한 것[閒]’만은 아낀다. 천지 사이에는 천지 운행의 기틀[機]이 발동하여 돌고 돌아 한 순간도 정지하는 때가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이 천지도 한가할 수 없는데 하물며 사람에 있어 서랴. 그러므로 높은 벼..

우리 선조들 2021.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