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는 조선의 왕으로는 유례가 없을 나이인 83세까지 장수한 왕이다. 재위기간도 무려 52년이나 되어 조선의 역대 왕 가운데 가장 오래 왕위에 있었다. 80넘은 노인이 돌아가신 집에 조문을 가서 ‘호상(好喪)’이라는 위로의 말 한마디 했다가 상주와 싸움이 일어났다는 요즘과 달리, 조선시대에는 60을 넘기는 사람도 드문 시절이었다. 그래선지 40만 넘어서도 자신의 호에 늙은이 ‘옹(翁)’자를 스스럼없이 붙여가며 나이든 행세를 했다. ‘노(老)’자는 늙은이를 뜻하는 가장 보편적인 한자이지만, 예전에는 이 ‘노(老)’자에 조금 더 깊은 뜻이 있었던 듯도 하다. 조선 시대에 정2품 이상의 벼슬을 지낸 나이 많은 문신들을 예우하기 위하여 설치한 관서로 기로소(耆老所)가 있었다. 태종이 즉위하던 해인 1400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