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필 해악팔경 및 송유팔현도 화첩》의 고사인물도 8점은 등장 인물을 산수 배경과 자연스럽게 조화시키는 정선(鄭敾) 방식의 고사인물화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는 평을 얻고 있다. 조선시대 고사인물화가 대개 중국 성현과 은자들을 광범하게 포괄하는 양상과 달리 정선이 송(宋)나라 때의 유학자에 국한시켜 그린 점은 이례적이다. 화첩의 고사인물도는 비단 바탕에 수묵담채로 그려졌고 화폭의 크기는 세로 30.3㎝, 가로 20.3㎝으로 해악팔경보다는 큰 편이다. 고사인물도들은 모두 송대(宋代) 유학자 8명의 행적이나 시문(詩文)을 화재(畵材)로 삼은 것이다. 첫 번째 은 성리학의 기초를 닦아 정호(程顥)와 정이(程頤) 형제에게 학문을 전수한 주돈이(周敦頤, 1017 ~ 1073)에 대한 것이다. 주희(朱熹)가 도학(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