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우리나라의 자랑이 ‘높고 푸른 가을하늘’ 밖에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기자들이 방금 공항에 내린 외국인에게 다짜고짜 “한국의 가을하늘이 어떠냐?”고 묻고는 그 외국인의 입 발린 칭찬을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싣곤 했다. 그 뒤를 이은 것이 “Do you know...?" 이니 기자들은 정말 공부도 안 하고 취재준비도 안 하나 보다. 오랫동안 회색 구름과 비만 보다가 간만에 하늘이 개였다. 시골이라도 이런 색의 하늘 보기는 쉽지 않다. 지금은 낯선 이 시리도록 파란 빛깔의 하늘이 어린 시절에는 언제 어디에나 있었다. 밤이면 도시에서도 은하수는 물론 온 하늘을 덮은 수많은 별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럴 때면 꼭 누군가가 견우직녀 얘기를 꺼냈고 서로 잘 알지도 못 하면서 이 별 저별을 손가락질하며 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