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록(閑情錄)」은 허균이 중국 서적에 나오는 ‘은거(隱居)’에 대한 글들을 16가지 주제로 나누어 정리한 것이다. 유흥(遊興)은 5번째 주제로 허균은 그 의미를 이렇게 풀이했다. “산천(山川)의 경치를 구경하여 정신을 휴식시키는 것은 한거(閑居) 중의 하나의 큰 일이다. 그러므로 이것을 제5 ‘유흥(遊興)’으로 한다.” ● 순 중랑(荀中郞 순선(荀羨))이 경구(京口)의 북고산(北固山)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고 나서 이렇게 말하였다. “비록 삼산(三山 : 봉래(蓬萊)ㆍ방장(方丈)ㆍ영주(瀛洲))은 못 보았지만, 사람으로 하여금 절로 속세(俗世)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일게 하였다. 만약 진시황(秦始皇)이나 한무제(漢武帝)가 보았다면 틀림없이 옷을 벗고 바다로 뛰어들려 했을 것이다.” 《세설신어(世說新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