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와 건희가 키운 윤십원 2

정도전 19 - 불씨잡변 유석동이지변

유가와 불가의 같고 다름의 변[儒釋同異之辨] 선유(先儒)가 이르기를, “유가(儒家)와 석씨(釋氏)의 도(道)는 문자의 구절(句節) 구절은 같으나 일[事]의 내용은 다르다.” 하였다. 이제 또 이로써 널리 미루어 보면, 우리(유가(儒家))가 허(虛)라고 하고, 저들(불가(佛家))도 허라 하고, 우리가 적(寂)이라 하고 저들도 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의 허(虛)는 허하되 있는 것이요, 저들의 허는 허하여 없는 것이며, 우리의 적(寂)은 적하되 느끼는 것이요, 저들의 적은 적하여 그만 끝나는 것이다. 우리는 지(知)와 행(行)을 말하고, 저들은 오(悟)와 수(修)를 말한다. 우리의 지는 만물의 이치가 내 마음에 갖추어 있음을 아는 것이요, 저들의 오(悟)는 이 마음이 본래 텅 비어 아무것도 없음을 깨닫는 ..

우리 선조들 2022.02.21

지록위마의 세상

“진정한 친구는, 친구가 빨간색을 보고 까만색이라 해도 같이 까맣다고 해주는 거다.” 돈 꽤나 있다고 거드럭대던 친구가 수십 년 전 술자리에서 했던 말이다. 평생 들은 말 중에 가장 어이없었던 말 중의 하나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양아치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양아치 노릇을 하고 살면서도 생각과 말이 의외로 반듯한 양아치들도 많이 봤다. 하지만 그 친구는 뼛속까지 양아치였다. 나는 양아치의 진정한 친구가 될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이후 우리는 서로 친구가 아니었다. 진나라의 환관 조고는 사슴을 가리키며 말이라고 했다. 지금도 자신에게 유리한 해석만이 상식과 공정이라고 떠드는 인간이 있다. 친구간의 의리라는 개념을 왜곡하고 사슴을 보고 말이라 칭하며 진실을 가리는 행위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 “우리가 남..

백가쟁명 2022.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