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가쟁명

지록위마의 세상

從心所欲 2022. 2. 20. 13:40

“진정한 친구는, 친구가 빨간색을 보고 까만색이라 해도 같이 까맣다고 해주는 거다.”

돈 꽤나 있다고 거드럭대던 친구가 수십 년 전 술자리에서 했던 말이다. 평생 들은 말 중에 가장 어이없었던 말 중의 하나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양아치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양아치 노릇을 하고 살면서도 생각과 말이 의외로 반듯한 양아치들도 많이 봤다. 하지만 그 친구는 뼛속까지 양아치였다. 나는 양아치의 진정한 친구가 될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이후 우리는 서로 친구가 아니었다.

 

진나라의 환관 조고는 사슴을 가리키며 말이라고 했다. 지금도 자신에게 유리한 해석만이 상식과 공정이라고 떠드는 인간이 있다. 친구간의 의리라는 개념을 왜곡하고 사슴을 보고 말이라 칭하며 진실을 가리는 행위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그 속에는 정의가 없다. 다 양아치들이나 하는 짓거리다.

 

 

혹시라도 그런 양아치 중의 하나가 이 나라의 수장이 될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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