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개봉된 영화 Don't Look Up.
The Big Short의 아담 맥케이 감독 작품이다.
Netflix에서 이 영화를 보다 너무 힘들어서 두 번이나 중간에 멈추고 영화를 계속 볼 것인가를 놓고 고민했다. 영화가 후져서가 아니다. 영화는 오히려 2022 아카데미상에 작품상을 비롯하여 편집상, 각본상, 음악상 후보에 올라있는 수준이다. 출연진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메릴 스트립을 비롯하여 유명 배우들만도 줄잡아 10명이 넘는다.
천문학자의 조수가 지구와 충돌하는 궤도에 진입한 혜성을 발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이 영화는 블랙 코미디다. 최대한 스포일링하지 않는 범위에서 영화를 보기 힘들게 만든 역겨운 요소들을 꼽는다면 두 가지의 말과 하나의 장면이다.
첫째는 영화제목이기도 한 “Don't look up!”
영화에서 정치인이 국민에게 하는 소리다. 지구를 멸망시킬 혜성이 지구로 다가오고 있는데 정치인은 하늘을 쳐다보며 공연한 두려움에 빠지지 말고 밑을 내려다보며 그저 한발 한발 앞으로 나가라고 한다.
물론 국민을 속이는 감언이설이다. 그러나 이 감언이설에 넘어가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국민은 편이 갈리고 서로 반목한다. 영화에서 위를 쳐다보지 말라는 이 말이 불량배들의 상투어인 눈을 아래로 깔라는 말처럼 들렸다. 영화 속 정치인은 그렇게 국민을 개돼지로 보고 있었던 것이다.
두 번째 대사는 “과학자들 말을 좀 쳐들으라는 거!”
혜성을 발견한 천문학자들의 말을 믿지 않고 정치인의 말에 놀아나는 안전불감증 환자들을 향해 분노하는 대사다. 코로나사태에 대처하는 질병관리본부에 온갖 훼방을 놓으며 혼선을 일으키는 정치인과 언론, 그리고 그에 휩쓸려 매일 5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는 단초를 만든 그 무식해서 용감한 자들이 떠올랐다.
세 번째는 유혹에 맥없이 무너지는 지식인의 모습이다.
소명감이 부족한 지식인이 왜 쓰레기인지를 보았다. 우리나라의 관종 얼치기 지식인들의 모습과 겹쳐보였다.
척척석사와 마삼중 같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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