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하는 검찰 3

허균 21 - 한정록(閑情錄) 퇴휴(退休) 2

「한정록(閑情錄)」은 허균이 중국 서적에 나오는 ‘은거(隱居)’에 대한 글들을 16가지 주제로 나누어 정리한 것이다. 퇴휴(退休)는 4번째 주제로 허균은 그 의미를 이렇게 풀이했다. 선비가 이 세상에 살면 경국제세(經國濟世)의 포부를 갖는 법인데, 어찌 금방 요순(堯舜) 같은 임금을 결별하고 오래도록 산림(山林) 속에 은둔할 계획을 하겠는가. 심(心)과 사(事)가 어긋나거나 공적(功迹)과 시대가 맞지 않거나, 아니면 또 만족하고 그칠 바를 알거나 일의 기미(幾微)를 깨닫거나, 또 아니면 몸이 쇠하여 일에 권태롭거나 하면 비로소 관직에서 물러나는데, 이는 자기 허물을 잘 고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것을 제4 ‘퇴휴(退休)’로 한다. ● 이강보(李疆父)가 일찍이 육화탑시(六和塔詩)를 지었는데..

우리 선조들 2021.09.08

관서십경도(關西十景圖) 4

개천(价川)은 대동강과 청천강 사이에 끼어 있는 지역이다. 북쪽으로는 청천강이 흐르고 남쪽 기슭에는 대동강이 흐른다. 무진대(無盡臺)는 개천군 남쪽 대동강변 절벽에 있던 누각이다. 강변의 벼랑과 주위 경관이 수려하기로 이름난 명승지였다고 한다. 18세기 초 평안도 성천(成川)의 명기(名妓)로 가무와 시문에 뛰어났던 운초(雲楚) 김부용(金芙蓉)이 남긴 이라는 시이다. ​秋湖十里繞群巒 : 가을 호수 십리를 여러 산이 둘러싸고 一曲淸歌倚彩欄 : 맑은 노래 한 곡조 부르며 채색 난간에 기대었네. 浩浩臺前流去水 : 누대 앞을 흘러가는 넓고 넓은 강물 終歸大海作波瀾 : 끝내는 큰 바다로 돌아가 파도를 이루리라. 강계(江界)는 평안도 북동부에 있던 군(郡)으로 고구려가 일어난 땅으로 알려져 있다. 강계읍성은 성종 3..

우리 옛 그림 2021.09.05

완장의 올바른 사용법

지금 정치인들과 국회의원을 비롯하여 검사, 판사는 물론 하다못해 기더기까지 꼽사리를 껴서 자신들이 갖고 있는 그 알량한 지위를 발판으로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데 열중인 꼴을 보노라면, 예전 TV에서 보았던 ‘완장’이라는 드라마가 연상된다. 수준이 딱 그 수준이다. 거기다 늘 자신들 밥줄 지키느라 양심은 뒷전에 두고 사는 주제에 입만 열면 국민과 공정, 정의를 들먹이는 꼬라지는 눈꼴이 시어서 못 봐줄 지경이다. 유교 국가였던 조선에서, 간통죄는 법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결코 가볍지 않은 범죄였다. 현대에서야 개인적 문제에 불과하지만, 조선시대에는 자칫 국가와 사회의 기본 덕목인 강상(綱常)이 무너질 수도 있는 일이라 이는 조정에서까지 신경 써야 하는 문제이기도 했다. [《세종실록》 세종 15년(1433년) 1..

백가쟁명 2021.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