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씨 심적의 변[佛氏心跡之辨] 마음이라는 것은 한 몸 가운데의 주(主)가 되는 것이요, 적(跡)이라는 것은 마음이 일에 응하고 물에 접(接)하는 위에 발하여 나타난 것이다. 그러므로 ‘이 마음이 있으면 반드시 이 적(跡)이 있다.’고 하였으니 가히 둘로 나눌 수 없는 것이다. 대개 사단(四端)이나 오전(五典)이나 만사(萬事)ㆍ만물의 이(理)는 혼연(渾然)히 이 마음 가운데에 갖추어져 있는지라, 그 사물이 옴에 있어 변함이 한결같지 않으나 이 마음의 이(理)는 느낌에 따라 응하여 각각 마땅한 바가 있어 어지럽힐 수가 없는 것이다. 어린 아이가 우물로 기어들어 가는 것을 보면 세상 사람들이 모두 깜짝 놀라 어쩌나 하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가지기 마련이니, 이는 그 마음에 인(仁)의 성(性)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