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의 서화(書畵)는 족자, 두루마리, 첩(帖), 병(屛) 등의 다양한 형태로 제작되어왔다. 병(屛)은 후세에 와서 병풍(屛風)으로 불리면서 바람을 막는 용도가 더 강조되었지만, 원래는 중국 주나라의 천자가 높이 8척의 판에 자루가 없는 여러 개의 도끼를 그리거나 수놓아 뒷벽을 장식한 부의(斧扆)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의 왕 어좌 뒤에 배설되었던 일월오봉병(日月五峯屛)처럼 장엄(莊嚴)장식용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병(屛)이 서화의 장황(粧潢) 형식의 하나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제작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아무래도 다른 형태보다는 제작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조선 초기에는 주로 왕실에서 제례나 혼례 또는 제왕 교육용으로 제작되었다. 하지만 왕실에서조차 병풍을 사치의 대상으로 생각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