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파 이경윤 2

이경윤 산수인물화첩 2

최립이 첫 번에 지은 다섯 수의 시 가운데 마지막은 의 화제다. 偉然而皓者兮 호호백발 노인네들 어쩌면 저리도 비범한고. 乍同而乍異 언뜻 보면 똑같다가 다시 보면 다르구나. 吾方諦視其三人兮 내가 지금 세 사람을 뚫어지게 보노라니 俄若與之爲四 어느새 나를 합쳐 사호(四皓)로 변하는 듯. 최립이 ‘사호(四皓)’라고 한 것은 진(秦)나라 말기에 폭정(暴政)을 피해 상산(商山)에 숨어 살았던 네 명의 노인, 즉 상산사호(商山四皓)를 일컫는 것이다. ‘皓’는 ‘흴 호’자인데 그들의 눈썹과 머리카락이 모두 흰데서 붙여진 명칭이다. 상산사호는 후세에 나이 많고 덕도 높은 은사(隱士)나 산 속에 은거하는 덕망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에는 화제가 둘이나 적혀있다. 『간이집(簡易集)』에 실린 글에서 최립은 “가..

우리 옛 그림 2021.10.07

이경윤 산수인물화첩 1

낙파(駱坡)이경윤(李慶胤, 1545 ~ 1611)은 종실화가이다. 성종의 8남(男)인 익양군(益陽君) 이회(李褱)의 종증손(從曾孫)으로, 종친계(宗親階)에 의하여 정3품 학림정(鶴林正)에 봉해졌지만 따로 벼슬은 하지 않았다. 그런 이경윤이 여기(餘技)로 그린 그림들은 당대부터 뛰어나다는 평을 받으면서 화명(畵名)을 얻었다. 당대 절파화풍(浙派畵風)의 대가로 꼽히던 김시(金禔)와의 교유를 통하여 많은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경윤의 그림이 단아하면서 깨끗하고 욕심 없는 담박함이 드러나는 높은 화격(畵格)의 작품이라는 명성을 얻게 되면서, 이경윤이 죽은 뒤에도 많은 이들이 그의 그림에 관심을 갖고 찾게 만들었다. 아울러 동시대와 그 뒤를 세대의 문사들이 그의 그림에 시와 글을 남겼다. 전하는 ..

우리 옛 그림 2021.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