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사표음 2

허균 28 - 한정록(閑情錄) 숭검(崇儉) 2

「한정록(閑情錄)」은 허균이 중국 서적에 나오는 ‘은거(隱居)’에 대한 글들을 16가지 주제로 나누어 정리한 글이다. 숭검(崇儉)은 7번째 주제로 허균은 그 의미를 이렇게 풀이했다. “퇴거(退去)한 사람은 맛 좋은 음식이나 화려한 의복을 취해서는 안 되고 오직 검소해야 돈도 절약이 되고 복(福)도 기를 수 있다. 그러므로 이것을 제7 ‘숭검(崇儉)’으로 한다.” ● 어록(語錄)에 이렇게 말했다. “사치한 자는 3년 동안 쓸 것을 1년에 써버리고, 검소한 자는 1년 동안 쓸 것을 3년이 되도록 쓴다. 지극히 사치한 자는 그것도 오히려 부족하고 아주 검소한 자는 오히려 여유가 있다. 사치한 자는 부유해도 만족하지 않고, 검소한 자는 가난해도 여유가 있다. 사치한 자는 언제나 마음이 가난하고, 검소한 자는 언..

우리 선조들 2021.09.30

허균 18 - 한정록(閑情錄) 한적(閒適) 1

● ‘한(閒)’ 자의 자의(字義)에 대하여 어떤 이는 달[月]이 대문(大門) 안에 들이비치는 것이 바로 한(閒) 자라고 한다. 옛날에는 모두 문(門) 안에 일(日)을 넣은 간(間) 자와 같이 보아 왔지만, 그 음(音)만은 달리 쓰이는 경우가 있다. 아무튼 한가로움이란 저마다 얻기 어려운 것이다. 이를테면 두목지(杜牧之)의 시(詩)에, 不是閒人閒不得 한인(閒人)이 아니고야 한가로움을 얻을 수 없으니 願爲閒客此間行 이 몸이 한객(閒客) 되어 이 속에 놀고파라 하였다. 이에 오흥(吳興 : 지금의 복건성(福建省) 포성현(浦城縣))에 한정(閒亭)을 건립하였다. 나는 본시 한가로움을 무척 좋아하면서도 한가로운 가운데 조용히 앉아 있지 못하여 시(詩)를 짓고 술[酒]을 마련하거나 꽃나무를 가꾸고 새[禽]들을 길들이는..

우리 선조들 2021.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