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예운림 2

심사정의 전이모사 1

심사정(1707 ~ 1769)은 겸재 정선(1676 ~ 1759)보다 약 30년 뒤의 화가다. 그가 활동하던 때 조선에서는 정선에 의해 주도된 소위 진경산수화가 한창 각광받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심사정은 그런 시류와는 상관없이 중국의 전통 화법을 연구하는데 전념했다. 조선의 산수화는 전통적으로 중국의 정형화된 산수화 기법을 이해하고 모방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고 유지되었기 때문에 어쩌면 심사정의 선택은 당연한 순서였는지도 모른다. 6세기경 중국 육조시대 남제(南齊)의 화가이자 화론가였던 사혁(謝赫)은 ≪고화품록(古畫品錄)≫에서 회화에서 중요시되어야 하는 육법(六法)을 제시한 바가 있다. 그 육법의 하나인 ‘전이모사(轉移模寫)’는 앞선 화가들의 그림을 모방하여 그리면서 그 기법을 체득하는 것을 말한다. 그림..

우리 옛 그림 2022.03.09

문인화 11

일제강점기의 미술사학자 우현(又玄) 고유섭(高裕燮, 1905 ~ 1944)선생은 동양예술에서 강조하는 도덕성에 대하여 이렇게 표현하였다. “예술작품 그 자체에서 예술가의 행동을 곧 본다. 안진경(顔眞卿)1의 서(書)가 존귀한 것은 그 자체가 존(尊)함이 아니라 안진경 그 자신의 인물이 갸륵한 까닭이다. 모연수2의 화격(畵格)이 높았으나 동일기시(同日棄市, 동시대의 화가들과 같이 버려질 것)의 일구(一句)로 평가절하됨은 그 위인의 박덕(薄德)의 소치이다. 이와 같이 예술가와 예술작품은 동일한 행동가치를 갖고 있다. 이것이 동양예술의 도덕성이다.”3 문인화는 정신 우위의 그림이다. 소재나 기법 같은 형식 보다는 작가의 정신이 중요하고 그림을 보고 무엇을 느끼는가가 중요하다. 글씨는 그 사람과 같다[書如其人]..

우리 옛 그림 2018.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