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임인년(壬寅年)으로 호랑이 해, 그중에서도 ‘검은 호랑이’의 해다. 호랑이는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예부터 산을 지키고 다스리는 산군(山君)으로 여겨지던 영물이다. 지금도 우리나라 대부분의 절 한 구석에는 산신각(山神閣)이 있고, 그 안에는 산신령과 함께 호랑이가 그려진 탱화가 걸려 있다. 산신각은 전통적으로 자식과 재물을 기원하는 산신 기도를 드리던 장소다. 호랑이를 그린 옛 그림은 많다. 그 가운데서도 고 오주석선생은 김홍도가 그린 ‘소나무 아래의 호랑이’ 그림을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호랑이 그림으로 꼽았다. 호랑이 특유의 민첩하면서도 유연한 생태를 그대로 살려냈으며 수천 번의 붓질을 통해 그려낸 극사실적인 호랑이의 털도 경이롭고, 화폭을 구성하는 포치(布置)도 뛰어나다는 것이다.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