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 봄 4

춘래불사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이 몇 주째 계속되고 있다. 독일 출생으로 1, 2차 세계대전을 모두 겪었던 헤르만 헤세는 이런 말을 남겼다. “전쟁의 유일한 효용은 바로 사랑은 증오보다, 이해는 분노보다, 평화는 전쟁보다 훨씬 더 고귀하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주는 것뿐이다.” 전쟁으로 고통당하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우크라이나 소식보다 우리나라 소식에 더 불안하다. 새로 뽑힌 대통령이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한다고 한다. 안보를 의식한 쇼라고 해도 너무 유치하다. 세상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 모르니까 저런 어처구니없는 발상을 하는 것이다. 조지 버나드 쇼의 말이 떠오른다. “잘못된 지식을 경계하라. 그것은 무지보다 위험하다.” 대통령이 되면 무엇이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줄 ..

Cherry Blossom

세상의 모든 좋은 것은 소리 없이 왔다가 소리 없이 가는 듯하다. 봄도 그렇다. 어느새 왔는가 싶으면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가버리고 만다. 시냇물 흐르는 소리와 종달새 지저귐은 봄이 오는 소리가 아니라 이미 와버린 봄이 지나가는 소리인 듯하다. 사람들이 한창 봄이 왔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봄은 이미 저만치 가서 자신이 남긴 뒷모습을 돌아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벚꽃이 지자 체리나무에 꽃이 피었다. 연한 분홍빛을 띠는 벚꽃과 달리 체리 꽃은 흰색이다. “봄날은 가네. 무심히. 꽃잎은 지네. 바람에.“ 봄처럼 상큼하고 아련한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