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을우동 2

어을우동(於乙宇同)

1985년 이장호가 감독하고 이보희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영화 이래 전모(氈帽) 쓴 기생 차림의 여인에다 어우동이라는 이름을 갖다 붙이는 경우가 허다한데, 어우동은 기생이 아니었다. 버젓한 양반 가문 출신에다 왕실 가문인 종친(宗親)의 부인이었다. 어우동의 아버지 박윤창(朴允昌)은 승문원 지사(承文院知事)라고 실록에 기록되어 있다. 승문원(承文院)은 조선시대 사대교린(事大交隣)에 관한 문서를 관장하기 위해 설치했던 관서로, 지사(知事)는 정3품 관직이다. 그럼에도 조선시대에 권응인{權應仁)이 지은 시화 및 일화집인 「송계만록(松溪漫錄」에서 조차 어우동에 대하여 “호서(湖西)의 창(娼)으로 농부의 딸이었으나 단정하지 않아, 그 시가 뛰어나나 싣지 않는다.”고 했다. 권응인이 명종 때의 인물인데, 이때부터도 ..

우리 옛 뿌리 2021.08.30

조선의 자유부인 유감동(兪甘同)

정조 때에 서얼 출신으로 규장각 검서관을 지냈던 이덕무(李德懋)는 『사소절(士小節)』이라는 제목의 수신서(修身書)에 이런 글을 남겼다. 부인이 말할 때마다 죽는다느니 죽이겠다느니 하는 것은 집안에 상서롭지 못하다. 또 잘 울거나 공교롭게 미소를 지어서도 안 된다. 평소 아무런 이유도 없이 턱을 괴고 멍하니 앉아 있는 모습은 원망하는 듯 보이고, 다른 사람의 귀에 대고 소곤대는 모습은 누군가를 헐뜯는 듯 보인다. 쉼 없이 희희낙락하는 모습은 음탕한 듯 보이며, 쉬지 않고 노닥거리는 모습은 가혹함에 가깝다. 집안의 남자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근심하거나 탄식하는 소리를 내고, 집안의 여자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원망하고 한탄하는 말을 하게 되면 집안 질서가 무너질 뿐 아니라 운세 또한 기울어갈 것을 예측할 수 ..

우리 옛 뿌리 2021.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