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傳)’은 한 인물의 일생 행적을 기록하는 한문문체이다. 사마천(司馬遷)이 『사기(史記)』를 편술할 때에 백이열전(伯夷列傳)을 비롯한 70여 편의 전(傳)을 남긴 이후에 역대의 사가들이 이를 계승하면서 정사(正史)의 문체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러다 세월이 흐르면서 전(傳)은 문인들에게도 보급되어 정사(正史)에 수용되지 못한 처사(處士)나 은둔자의 드러나지 않은 덕행이나 본받을 만한 행실을 서술하는 방편으로도 활용되었다. 동시에 ‘전(傳)’에서 다루는 인물의 성격과 문장의 형태도 매우 다양해졌다. 허균은 홍길동전 외에도 자신의 시문집인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에 5편의 전을 남겼다. 이 글들은 홍길동전과는 달리 모두 한문으로 쓰인 것으로 허균이 40여세 즈음에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처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