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책 2

병풍 47 - 종묘친제규제도설

성종 5년인 1474년에 편찬이 완성된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는 왕실을 중심으로 한 조선이라는 국가의 기본예식을 다섯 가지로 나누어 규정하고 정리한 책이다. 여기서 오례(五禮)란 길례(吉禮), 가례(嘉禮), 빈례(賓禮), 군례(軍禮), 흉례(凶禮)이다. 그 가운데 길례는 국가에서 사직과 종묘 등에 제사 드리는 의식을 말한다. 흔히 제사(祭祀)를 돌아가신 이의 ‘죽음’과 연관시키는 탓에 ‘흉(凶)’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선조들은 제사를 길(吉)한 것으로 보아 길례(吉禮)라 하였다. 물론 누군가의 죽음을 당하여 치르게 되는 장례(葬禮)는 흉례(凶禮)에 속한다. 조선에서의 국가제사는 만물의 근원이 되는 하늘 신[天神]을 위한 환구제(圜丘祭), 국토와 오곡의 신에 국태민안과 풍년을 기원하는 사직제(社稷..

우리 옛 병풍 2021.11.14

조선의 당쟁 19 - 서궁과 대비

모든 역사 기술은 광해군이 인목대비를 폐비시켰다는 점을 과장되게 부각하여 광해군을 폭군으로 몰아 세우고 있다. 500년 가까운 이 정치적인 억지 프레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광해군은 죽어서도 억울하기만 할 것 같다. 인목대비의 친정 아버지인 김제남과 관련된 인물들을 국문하는 중에 ‘선조의 병환이 위독해지자 인목왕후와 김제남이 의인왕후의 능인 유릉(裕陵)에 무당들을 잇달아 보내어 저주(咀呪)하였다‘는 진술이 나왔다. 의인왕후(懿仁王后)는 선조의 첫 번째 왕비로 1600년에 사망하였다. 뿐만 아니라 인목대비의 궁 안에서도 ’차마 듣지도 말하지도 못할 일들’이라고 표현된 저주의 무술(巫術) 행위가 있었다는 진술도 나왔다. 물론 후세의 서인 사관들은 이 진술이 모두 꾸며낸 것이라고 《광해군일기》 기사에 사론(史..

조선의 당쟁 2020.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