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유 2

허균 29 - 한정록(閑情錄) 임탄(任誕) 1

「한정록(閑情錄)」은 허균이 중국 서적에 나오는 ‘은거(隱居)’에 대한 글들을 16가지 주제로 나누어 정리한 글이다. 임탄(任誕)은 8번째 주제로 허균은 그 의미를 이렇게 풀이했다. “세속의 울타리를 벗어난 선비의 소행(所行)은 마음대로여서 법도(法度)가 없지만, 그 풍류(風流)와 아취(雅趣)는 속진(俗塵)을 씻거나 더러움을 맑게 하기에 족하다. 그러므로 제8 ‘임탄(任誕)’으로 한다. ● 혜강(嵇康)ㆍ완적(阮籍)ㆍ산도(山濤)ㆍ유령(劉伶)이 죽림(竹林)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데, 왕융(王戎)이 늦게 왔다. 보병(步兵 : 완적(阮籍)의 별칭)이 말하기를, “속물(俗物)이 또 와서 흥(興)이 깨졌다.” 하니, 왕융은 웃으며 말하였다. “경배(卿輩)들도 흥이 깨질 때가 있는가?” 《세설신어(世說新語)》 ▶ 혜강..

우리 선조들 2021.10.01

풍속화가, 풍속화, 풍속 4

성협이라는 화가가 그린 또 다른 말 징 박기 그림이다. 편자를 박는 모습은 앞의 두 그림과 다르지 않은데 징을 박는 일과는 아무 상관없어 보이는 노인이 등장한다. 왼 손의 모양으로 보아 일하는 사람들에게 무언가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노인은 누구일까? 말의 주인일까? 알 수 없다. 노인은 말과 상관없는, 그냥 길 가던 사람일 수도 있다. 버둥대는 말에 매달려 징을 박고 있는 사람들의 일하는 품새를 보니 어설퍼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노인은 그간 자신이 보아왔던 말 징 박는 일에 대한 안목을 바탕으로 훈수를 한다. 하지만 일하는 사람들은 그 말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노인에게는 신경도 쓰지 않고 하던 일에 열중이다. 이런 상상으로 그림을 보면 그림의 제목을 이라 불러도 될 듯싶다. 기술의 발전..

우리 옛 그림 2018.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