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취헌 2

와운(渦雲) 또는 둔운(屯雲)

미술 전문가들은 능호관(凌壺觀) 이인상(李麟祥, 1710 ~ 1760)의 그림을 맑은 담채, 간결한 표현, 단아한 분위기 같은 표현들로 특징짓는다. 그러나 문외한의 눈에는 이인상의 그림들 거의 대부분에는 뭔가 색감이 부족한 느낌이 든다. 수묵화조차도 농묵(濃墨)을 거의 쓰지 않아 얼핏 색 바랜 그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이인상이 화폭에 먹칠을 해놓은 듯한 그림이 있다. 거기다 그림 자체도 전통 수묵화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 정도로 여백도 없고 복잡하다. 그동안에는 주로 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었으나 최근에는 로 소개되기도 한다. 얼핏 현대의 추상화 같이 보이는 이 그림은 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어 왔었다. ‘소용돌이 구름’이라는 뜻이다. 시커먼 먹구름 위에 행서로 쓰인 제발은 그동안 유홍준 박사가 번역..

우리 옛 그림 2021.11.19

강세황 5 - 송도기행첩 2

태종대는 성거산(聖居山)에 있는 넓고 평평한 바위다. 송도기행첩에는 강세황이 개성을 방문한 시기를 따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다른 자료들을 통하여 음력 7월로 추정되고 있다. 더운 때에 산길을 오르다 마침 태종대의 너른 바위를 만났으니 어찌 흐르는 시원한 물에 발을 담는 호사를 마다할까! 바위 위에 종이를 펼쳐놓은 이는 아마도 강세황일 것이다. 조선 산수화에 색을 따로 써서 물을 그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세족하는 선비가 앉은 바위 가장자리에 옅은 흰색을 칠해 바위가 물에 잠겨 비치는 모습을 그려냈다. 이 역시 서양화풍의 영향이라 한다. 그 유명한 박연폭포다. 이긍익(李肯翊, 1736 ~ 1806)의 『연려실기술』에는 “박연은 천마산과 성거산의 두 산 사이에 있다. 형상이 돌로 만든 둑과 같아 넘어다..

우리 옛 그림 2020.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