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포 3

김수철 1 - 겨울 산수

「예림갑을록(藝林甲乙綠)」은 추사 김정희가 중인 출신의 서화가들을 지도하고 품평했던 내용을 기록한 책이다. 이런 자리가 마련된 배경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으나 일반적으로는 추사가 제자들을 지도하는 자리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참석자 중에는 익히 추사의 제자로 알려진 소치(小痴) 허련(許鍊)과 고람(古藍) 전기(田琦) 같은 인물도 있으나 이때 말고는 딱히 추사와 연결할만한 구석이 없는 인물들도 다수 있다. 이 모임이 있었던 시기에 대해서는 추사가 제주도로 유배가기 전인 1839년이란 것이 학계의 통설이었으나, 2003년에 원본이 발견됨에 따라 추사가 제주도에서 돌아온 후인 1849년으로 밝혀졌다. 당시 김정희의 나이는 64세였다. 1849년 여름 추사는 약재상을 운영하던 전기의 서재인 이초당(..

우리 옛 그림 2021.12.04

정선 경교명승첩 6

「경교명승첩」하첩에는 4점의 고사인물도(古事人物圖)가 있다. 고사인물도의 형태를 갖춘 까지 포함하면 실상은 5점이다. 조선의 선비들은 학식과 덕이 높은 성인군자, 출사를 거부하고 자연과 벗하며 수양했던 은일처사를 동경했다. ​그래서 옛 성현의 일화나 책에 담긴 이야기, 그리고 명시(名詩)를 주제로 하는 고사인물화를 즐기며 그 속에서 자신을 반추할 수 있는 귀감(龜鑑)을 찾으려 했다. 중국 북송(北宋)때의 사상가이자 시인이었던 소옹(邵雍, 1011-1077))도 그런 대상 중의 하나였다. 특히 그의 대표적 저서인 「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의 7편 외서(外書)에는 ‘어초문대(漁樵問對)’라는 글이 있어 이를 소재로 한 많은 그림이 그려졌다. ‘어부와 나무꾼이 묻고 답한다’는 뜻의 ‘어초문답’이라는 화제의 그림..

우리 옛 그림 2019.07.22

문인화 6

중국 당대(唐代)의 시인 맹호연(689 ~ 740)이 눈으로 덮인 산에 매화를 찾아 나섰다는 옛이야기를 그린 것을 ‘파교심매도(灞橋尋梅圖)’ 또는 ‘탐매도(探梅圖) ‘라고 부른다. 찾을 심(尋), 찾을 탐(探)으로 같은 뜻이다. 맹호연은 도연명(陶淵明, 365~427)을 존경하여 깊이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평생 유량과 은둔생활을 하며 술과 가야금을 벗 삼아 자연의 한적한 정취를 사랑한 작품을 남겼다. 그가 이른 봄 매화를 찾아 당나귀를 타고 장안에서 파교를 건너 눈 덮인 산으로 길을 떠났다는 고사(古事)로 인하여 탈속하고 고아한 선비의 대명사로 인식되어, 파교심매(灞橋尋梅), 설중탐매(雪中探梅)의 모습으로 그림에 등장한다. 이들 그림에는 눈이 가득 쌓인 적막한 산골에 핀 매화와, 나귀를 타고 다리를 ..

우리 옛 그림 2018.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