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부 2

김홍도의 고사인물도(故事人物圖) 1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장품명에는 《산수화》 또는 《김홍도필산수도(金弘道筆山水圖)》로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고사인물도(故事人物圖)에 해당하는 그림 8점이 있다. 조선에도 잘 알려져 있던 중국의 역대 인물들을 소재로 한 그림들이다. 그림의 크기로 미루어 병풍으로 제작되었다가 해체된 병풍차(屛風次)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 ‘취한 뒤에 꽃을 본다’는 뜻의 그림에는 두 인물이 마주 앉은 집의 넓은 창 바깥에 매화나무와 마당에 두 마리의 학이 그려져 있다. 그래서 이 매화와 학을 근거로 그림 속 주인공이 북송 때의 시인 임포(林逋, 967 ~ 1028)로 추정되고 있다. 임포는 절강성(浙江省) 항주(杭州) 서호(西湖)의 고산(孤山)에 은거하며 매화 300본을 심고 학 두 마리를 기르며 20년간 성안에 들어가지도 않고 ..

우리 옛 그림 2021.10.16

정선의 연강임술첩

도지사와 군수 2명이 모여 한밤에 뱃놀이를 했다. 지금이라면 온갖 구설에 휘말려 당사자들이 대국민 사과를 하고 그것도 모자라 어쩌면 자진사퇴하는 지경까지 이를 수도 있는 일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280년 전에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 그런데 그때의 당사자들은 그 일을 숨기기에 급급해하기는커녕 오히려 그림까지 남겨 오늘에까지 전하기에 이르렀다. 영조 18년인 1742년, 경기도관찰사 홍경보(洪景輔)는 경기 동부지역을 순시하다 연천에 이르러 우화정(羽化亭)을 찾았다. 우화정은 현재는 북한지역인 임진강변 상류의 낭떠러지에 있었다고 전하는 정자다. 홍경보는 자신의 휘하에 있는 연천현감 신유한과 양천현령 정선을 불러 임진강에서 뱃놀이를 했다. 이날은 임술년(壬戌年) 10월의 보름날로, 여기에 이들이 모여 뱃놀이..

우리 옛 그림 2020.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