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병 2

허균 34 - 한정록(閑情錄) 유사(幽事) 2

「한정록(閑情錄)」은 허균이 중국 서적에 나오는 ‘은거(隱居)’에 대한 글들을 16가지 주제로 나누어 정리한 글이다. 유사(幽事)는 10번째 주제로 허균은 그 의미를 이렇게 풀이했다. “한가한 곳에서 혼자 살면서 담박하게 아무것도 구하지 않아도 일상 생활하는 일이야 그 일을 당하면 역시 하게 된다. 그러므로 제10 ‘유사(幽事)’로 한다.” ● 알맞게 화초와 대나무를 심고, 적성(適性)대로 새와 고기를 키운다. 이것이 곧 산림(山林)에서의 경제(經濟)이다. 《암서유사》 ● 산에서 살려면 네 가지 법이 있으니, 나무는 일정한 줄이 없고 돌도 일정한 위치가 없다. 집은 굉장하게 짓지 않고 마음에는 바라는 일이 없다. 《암서유사》 ● 붉은 낙화(落花), 이끼 반점(斑點)은 비단 요에 해당될 만하고, 향기로운 ..

우리 선조들 2021.10.14

풍속화가, 풍속화, 풍속 10

은 아마도 우리 옛 그림 가운데 가장 귀족적인 분위기의 그림이 아닐까 싶다. 학과 연못이 있고 취병(翠屛)으로 둘러싸인 정원과 그 안에 기생들을 불러 앉혀놓고 대금과 거문고 연주를 감상하는지 팔걸이에 기대어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있는 인물의 거만하고 방자한 모습까지 집주인의 위세가 어떠한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가슴에 두른 세조대(細條帶)의 붉은 색이 선명하니 벼슬은 당상관이다. 당상관(堂上官)은 정3품 상계(上階)이상의 품계를 가진 벼슬아치다. 거기다 집안에 연못을 파고 학을 기르고 취병까지 설치할 정도면 재물도 꽤 많은 모양이다. 집주인과 기생들이 앉아있는 바깥을 두르고 있는 나무 담장이 취병(翠屛)이다. 비췻빛 병풍 이란 뜻의 취병은 살아 있는 식물로 조성한 생나무 울타리다. 대나무를 엮어 울타리 틀..

우리 옛 그림 2018.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