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다운 나라

견리사의(見利思義)와 망의(忘義)

從心所欲 2019. 7. 20. 11:03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의 수출규제 방침 발표는 우리 경제의 주력 산업이자 미래의 전략

먹거리인 반도체사업에 심각한 타격을 줌으로써 한국 경제를 어렵게 만들어 한국이 다시는 일본에 까불지

못하도록 군기를 잡겠다는 속셈이라는 것쯤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초기에는

참의원 선거를 앞둔 아베의 ‘한국 때리기’ 정도로 해석되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일본이 작심을 하고 “한국

죽이기‘에 나섰다는 사실이 점차 명백해지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이 단순한 무역 분쟁이 아니라 ’경제 전쟁‘

이라는 것이다. ’기해왜란‘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과거 김영삼 대통령이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쳐 놓겠다는 말에 치밀한 준비를 통해 IMF 때 일본 자금을 가차

없이 회수하고 1965년 체결된 한일어업협정의 ‘일방적 종료’를 선언하여 IMF사태 수습에 정신이 없던 우리

정부의 뒤통수를 제대로 까는데 성공했던 일본은 이번에도 세밀하고 야심차게 준비를 했을 것이다.

 

진즉부터 일본이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한국 경제를 어렵게 만듦으로써 일본에

고분고분하지 않은 현 한국정부를 좌초시키고, 일본에 우호적인 정권이 재집권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이 땅에 친일정부가 들어서도록 만들려는 각본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같지 않은 것들이 우리나라 국가전복을 꿈꾼다는 생각만으로도 자존심 상하고 피가

끓는데 어제 실제로 왜구 언론인이 그런 속셈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일본 후지TV의 논설위원이라는 작자가 현재의 한일 갈등 관계를 언급하면서 “(한국이) 일본에 내놓을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있다면 문재인을 자르는 것 정도일까?”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 탄핵조건은 헌법에는

‘법률위반’과 ‘국회의원 3분의 2 찬성’이라는 높은 장애물이 있지만 뭐든지 가능한 한국이니까 안 될 리가

없다”고 비꼬기까지 하고는, “한국 여당 의원이 문재인을 자른다. 붕괴해가는 지금의 한일관계를 구하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일본 5ch에 기생하는 우익무뇌층적 사고를 경박한 논조로 내깔긴 글에 굳이 토를 달고 싶지는 않지만

모욕감에 치가 떨리고 숨이 가빠지는 것만은 어쩔 수가 없다. 그래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 말이 되는 소리든

아니든 주워다 섬기는 그 노력이 가상하기는 하다. 다만 분별력은 없지만 일본 말은 할 줄 아는 이 원숭이의

우리에 대한 자신감과 오만은 어디서 오는 것일지 궁금하다.

 

우리나라 화장지를 팔만대장경의 반열에 올려놓은 이름만 조선인 일본일보는 이런 짓을 했다. 우리나라의 현 정부에

비판적인 내용이 나오면 그것을 일본인들의 구미에 맞게 더 선정적인 제목을 달아 자신들의 야후 일본어판에

게재해왔다는 것이다. '베트남인이 만나는 추악한 한국인들'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어판에는 없는 기사를

일본어판에 올리기도 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기사에 달린 정권 비판 댓글을 친절하게 일본어로 번역하여

아예 '한국독자 댓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만들어 실었다. 일회성으로 그친 것이 아니라 2018년 10월부터

2019년 2월까지 무려 74회에 걸쳐 지속적으로 그런 짓거리를 해왔는데 그 내용이 모두 하나 같이 현 정부에

대한 비판적 내용 일색이라는 것이다.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에 일본일보 독자들이 찬성 200, 반대 1을 누른

것을 마치 우리나라의 민심인양 소개하기도 했다. 일본일보는 이렇게 여론을 왜곡해서라도 현 정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일본에게도 전파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니 일본 애들이 상황을 오판하고 우리를 우습게보지

않을 리가 있겠는가!

이 일본일보는 1936년 1월 1일자에 “신민으로서 천황폐하께 충성을 다하겠습니다”라는 신년사를 대문짝만

하게 올렸던 바로 그 일본신문이다.

 

불알잡고 “탱자! 탱자!”하는 인간들이 꼭 일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이라고 엄청 싫어했다고. 근데 지금은 일본이 예뻐. 반일감정 앞세워 가지고 정치를 한단 말이야.”

“반도체로 저걸로 그치면 안 돼. 망해야지 문재인이 내려오지. 일본이 지금 잘 하고 있는 거예요. 우리나라는

망해야 됩니다. 숨이 깔딱깔딱할 때까지 죽어야 돼. 경제가 죽어야 돼. 일본 식민지 돼봐야 돼.”

대접받고 싶고 주목받고 싶어 태극기 들고 몰려다니며 국가를 작살내고 싶어하는 무법부대원들이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 말들이다. 이들이 즐겨본다는 유튜브의 유튜버 발언은 더 가관이다.

 

망상환자 : “그동안 한일관계는 어른(일본)과 아이(한국)의 관계였어. 아이는 온갖 난리를 쳐왔지. 그래도

저 어른이 설마 우리를 진짜로 혼내지는 않겠지. 이런 믿음이 깔려있었던 거야.”

정신병자 : “일제시대의 삶의 질이 조선시대의 삶의 질보다 월등하게 나았죠. 일제시대가 없었다고 생각을

해봐. 이게 (조선이) 지금 얼마나 끔찍한 사회였냐고.”

 

입만 열면 ‘안보’를 찾는 무리들의 모임이 있다. 제대로 군대 갔다 온 인물을 찾기 힘들다 보니 군대에 대한

콤플렉스에 쩔어서 그런지 늘 안보타령을 한다. 그런데도 일본이 호위함으로 위장한 항공모함을 운용해도

입 한번 뻥긋하는 인간이 없다. 그러면서 남북이 가까워지면 자기들 설 자리가 없어질까 봐 늘 북한만 잡고

늘어진다. 현 상황에 대하여 일본과 아베의 잘못에 대한 지적은 한마디도 없고 우리나라 정부와 대통령만

공격한다.

이들의 대변인이 어제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다. “일본군 조총에 맞서 싸운 우리 의병. 우리 의병이

피흘리며 2만6천 명 전사할 때 일본군은 고작 1명이 죽었다고 한다. 의병 일으켜야 한다며 국민 선동하는

사람은 들으라. 싸움은 관군이 해야 한다. 정부가 싸지른 일 해결하라고 기업과 국민을 선동하는 건 죽창

들려서 일본군 조총수들 앞에 등 떠미는 일이다. 백성 죽이지 말고 너희가 나서라!”

늘 그렇듯 무슨 국민 꽤나 생각하는 듯한 얘기지만 요지는 우리 정부와 대통령에게 일본에 사과하고 일본의

시혜를 빌어 용서를 받으라는 얘기다. 자민당 한국지부의 목소리다.

 

모두가 한국 사람의 말과 생각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것들이다. 이 위중한 시기에 적전분열(敵前分裂)도

이런 막장이 없다. 이들은 대체 왜 이러는 것일까?

결론은 모두 자신들의 사사로운 이익 때문이다.

일본일보는 이 나라 여론을 좌지우지하던 ‘밤의 황제’ 자리를 되찾고 싶을 뿐이고, 무법부대원들은 자기들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어 하고. 유튜버들은 그런 그들을 상대로 구독수를 늘리는 장사를 하는 중이다. 자민당

한국지부는 다시 한 번 정권을 잡을 수만 있다면 못할 일이 없다.

그런 그들 앞에 나라의 안위 따위는 상관없다. 나만 잘되면 되니까! 일제강점기 때 매국노들이 그랬고

한국전쟁 때 공산당 부역자들이 그랬다.

 

견리사의(見利思義) 견위수명(見危授命)

사사로운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고

나라의 위태로움을 보면 목숨을 바친다.

 

 

[안중근 유묵1 134.0 x 32.5 cm, 동아대학교박물관

 

「논어」 ‘헌문(憲問)’편에 나오는 글이지만, 우리에게는 안중근의 대표적인 유묵 작품으로 더 가슴에 남는

문구다. 제자인 자로(子路)가 성인(成人)에 대하여 묻자 공자가 대답한 말 중의 일부다. 자로가 성인(聖人)을

물은 것이 아니다. 성인(成人)이다. 사전에 성인은 ‘자라서 어른이 된 사람. 보통 만 19세 이상의 남녀를

이른다’고 되어있다. 자로와 공자가 논한 성인은 ‘완성된 인격체’를 의미하는 것이겠고, 사전에서 신체적

연령을 언급한 것은 그 나이 정도면 보편적 상식을 갖추고 이성적 판단이 가능한 독립적 개체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19세만 되면 할 수 있다는 이런 일들을 저들은, 일본일보는, 무법부대는, 그들을 현혹하는 협잡꾼들은,

그리고 국민의 세금으로 놀고먹으며 아가리질이나 하는 것들은 이익 앞에 의로움을 생각하기는커녕 먼저

의로움부터 버리고 자신들의 이익 좇기에 바쁘다.

 

견리사의(見利思義)와 ‘이익 앞에 의로움을 잊는다’는 견리망의(見利忘義)는 한 글자 차이다. 글자의 75%가

같지만 그 뜻은 정반대다. 한국에 살고 한국말을 하며 한국인 행세를 한다고 해서 다 한국인이 아니다. 그냥

75%만 비슷한 다른 종자일 뿐이다.

 

경제문제를 앞세워 나라 걱정하는 체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논리로 오늘날 이 지경을 만들어 놓고도

아직도 깨닫지를 못한다. 편의점에서 식당에서 직원들이 무시했다고 생난리를 치고 아이들 기죽는다고 선생이

훈계도 못하게 하는 자존심들은 왜놈들 앞에서는 무용지물인가? 정부가 국회를 무시한다고 기자들 불러놓고

거품 물던 여자는 왜 일본이 한국을 무시하는 것에는 주둥이를 닥치고 있는가?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 될지는 몰라도 그렇다고 나라가 망하지는 않는다. 지금 일본에 고개를 숙이라는

주장은 정명가도(征明假道)를 요구한 왜국에게 선선히 길을 내줘서 임진왜란을 피했어야 한다는 논리나

다름없다. 조총과 창칼의 싸움 결과가 뻔해 보였어도 우리 선조들은 싸웠다. 그리고 왜구는 우리를 이기지

못했다. 일제의 수탈과 전쟁의 폐허에서 오늘의 한국을 만들어낸 이 민족이다.

눈앞의 이익 때문에 자존심까지 버리는 것이야말로 노예근성이고, 거지 근성이며, 일제가 우리에게 심어주려

했던 식민사관적 사고다. 어차피 한번은 넘어야 될 산이고 건너야 할 강이다. 우리가 지금 안 하면 우리

자손들이 다시 또 해야 한다. 어려운 일일수록 당연히 우리 자식들 대신에 우리가 져야 할 일이 아닌가!

관군과 의병을 들먹인 국개에게 묻는다. 국개는 관군이냐? 의병이냐? 너는 뭐하고 누구보고 나서라는 거냐?

 

20년 넘게 쓰던 롯데카드 없앴다. 농심라면 안 먹은 지 10년도 넘는다. 처음처럼 롯데로 넘어간 뒤로는 누가

사줘도 안 마신다. 유니클로 옷들은 이제 걸레로 쓸 거다. 모르고 썼던 우르오스도 이젠 안녕이다.

 

감히 선인들의 흉내를 내어 한마디 한다면 앞으로 일본에 대해서는 무릎 꿇고 사느니 서서 죽겠다.

독립운동은 못 했었도 불매운동은 한다.

 

 

 

 

 

  1. 독립투사 안중근 의사가 만주의 여순감옥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순국할 때까지 옥중에서 남긴 200여점의 글씨 가운데 25점이 보물 제569호로 일괄 지정되었는데, 이글은 그중의 한 점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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