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가쟁명

광(狂)과 상(常)

從心所欲 2020. 10. 12. 18:55

일반의미론의 개념을 창시한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알프레드 코집스키(Alfred Korzybski, 1879 ~ 1950)는 정신이상자의 행동을 이렇게 설명했다.

 

【“정신이상자(insane person)는 현실의 세계를 자기 머릿속에 있는 생각에 맞추려고 한다.

자신이 나폴레옹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정신이상자는 바깥세상으로 하여금 자신을 나폴레옹으로 생각하도록 만들려고 한다.

반면 제정신인 사람(sane person)은 현실을 계속 분석해 나가면서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을 현실 세계의 팩트(facts)에 맞게 변경해 간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 이러한 일은 엄청난 고역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현실 세계의 fact에 맞추어 자신의 의견을 계속 바꾸어나가기를 원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보다는 자신의 의견에 맞게 세상의 fact를 변경하는 편이 훨씬 용이하다.

정신이상자들은 자신이 결정을 내리면, 그 결정이 옳다는 것을 '증명해줄 수 있는' 정보들을 끌어 모은다. 하지만 정신이상자들이 더 일상적으로 택하는 방법은 가까운 주변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이고는, 그 의견의 옳고 그름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다.“】

 

80년 전에 정신이상자의 행동방식을 설명한 말이 어떻게 요즘 우리나라에 널려있는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말처럼 들린다.

 

【“자신이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특별한 존재라 생각하고 있는 기독교인들은 비기독교인들에게 교회만 옳고 바깥세상은 틀리다는 생각을 갖도록 만들려고 한다.

제대로 된 기독교인이라면 적어도 자신들이 믿는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최소한 한 번 이라도 정독하며 묵상하고, 하나님이 주신 성경의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하는 삶을 통하여 하나님이 살아 계심을 증거하려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인들에게 있어 이러한 일은 엄청난 고역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현실의 이익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살기를 원하는 기독교인은 얼마나 될까? 그보다는 세상에 나가서는 하나님의 말씀과 관계없이 나의 방식대로 살면서 나에게 개이득이 되는 재물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많이 긁어모아 그 중에 일부를 떼어 교회에 헌금하고 회계하면 하나님도 다 용서해준다는 목사의 말을 따르는 편이 훨씬 용이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기독교인들은 늘 자신의 믿음이 옳다고 생각하며, 자신과 의견을 같이하는 교인들과 있을 때만 은혜롭고 자신의 믿음과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들은 마음으로부터 미워한다. 대부분 그들의 믿음은 다니는 교회 목사의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그 의견의 옳고 그름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자신을 하나님과 동급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목사들은 교인들로 하여금 하나님이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목사라고 생각하도록 만들려고 한다.

반면 진정한 목사는 하나님이 맡기신 자신의 직분을 계속 마음속에 새기면서 자신이 혹시라도 교인들의 분에 넘치는 대접에 교만해져 혹 자신 때문에 한 마리의 양이라도 실족하게 되지 않을까 염려하며 늘 자신을 되돌아본다. 그러나 대부분의 목사들에게 있어 이러한 일은 엄청난 고역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짓을 하던 모두 자신을 신처럼 우러러보는 교인들 앞에서 굳이 만민은 하나님 앞에 같은 제사장이라는 사실을 밝히기 원하는 목사가 얼마나 될까? 그보다는 자신만이 하나님과 개별적 소통이 가능하다는 구라를 치며 교인들을 자기 마음대로 조정하는 편이 훨씬 쉽고 개이득이다.

목사들은 자신이 하는 말은 모두 옳다는 것을 강조하며, 이를 증명하기 위하여 성경 구절을 자기 마음대로 해석해서 설명한다. 또한 목사들이 더 일상적으로 택하는 방법은 남의 교인을 빼돌려 대형교회를 만드는데 성공한 선배 목사들의 비즈니스 경영방법을 그대로 따라하면서, 그런 교회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인지 아닌지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다.“】

 

 

【“자신들이 아직도 ‘밤의 황제’라고 생각하고 있는 왜국일보는 문재인 정부를 흠집 낼 수 있는 온갖 자료를 짜깁기한 기사를 만들어내어 문재인 정권을 무너뜨림으로써 자신들이 아직도 대한민국의 가장 강력한 권력임을 국민에게 각인시키려 한다.

반면 제대로 된 언론은 취재와 명백한 팩트를 바탕으로 가능한 객관적 보도를 통하여 건전한 여론 조성과 사회비판적 기능을 사명으로 한다는 학설은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그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희귀종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왜국일보 기자들에게는 그런 학설을 듣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고역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책상에 앉아 소설을 써도 기사가 되고 개연성있어 보이는 허구를 더 많이 조합할수록 데스크의 칭찬과 특종이란 타이틀까지 얻게 되는데 굳이 팩트를 찾느라 고생하기를 원하는 왜국일보 기자들이 얼마나 될까? 그보다는 사주의 의견에 맞게 세상의 팩트를 변경하는 편이 훨씬 용이하다.

왜국일보는 한 번 씹기로 작정하면, 자신들이 씹는 게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온갖 자료를 각색해낸다. 하지만 왜국일보가 더 일상적으로 택하는 방법은 관종 정치인과 학자들을 전문가로 둔갑시켜 그들의 입을 통하여 자신들이 하고 싶은 거짓말을 대신하게 만들고는, 그에 대한 책임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다.“】

 

 

 

 

 

 

 

【“자신들이 유명인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코인털이 유튜버들은 주관적 사고는 하지 못하고 남의 말만 듣고 퍼 나르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을 영향력있는 지식인으로 생각하도록 만들려고 한다.

반면 건전한 유투버들은 자기 코인 좀 벌자고 국가 망하라는 소리는 하지 않는다. 또한 지원금을 보내달라는 앵벌이 짓도 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유튜버들은 많은 구독자를 모으는 방법이 참신한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있다고 믿고 그런 아이디어를 내기 위하여 고민하고 노력한다. 자신의 유튜브 잠재적 시청자들이 사고와 인격을 갖춘 대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인털이들은 자신의 먹이로 삼은 사람들의 항문을 긁어줄 생각만 한다. 잘 긁어줄수록 그들이 더 많은 돈을 내놓을 줄 알기 때문이다. 구라가 됐든 가짜뉴스가 됐든 무논리가 됐든 명백한 팩트를 조작하든 상관없이 그들이 시원하게 느끼기만 하면 된다. 코인털이의 대상은 자신들만의 동굴에 갇혀 살며 어차피 깊게 생각하지도, 사실을 확인하지도 않을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코인털이들은 자신의 주장에 객관적 증거 대신 자신의 뇌피셜을 증거라고 디민다. 그들 자신도 게을러 공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코인털이들이 더 일상적으로 택하는 방법은 선배 코인털이 전문가들이 썼던 말을 각색해서 자기 의견처럼 말하는 것이고, 불리하면 언제든지 입을 닦는 것이다.“】

 

 

【“자신들만이 진정한 애국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태극기부대는 바깥세상으로 하여금 시간을 멈추고 자신들과 같이 수십 년 전의 사고방식에 계속 머물기를 원한다.

반면 지금을 살고 있는 대부분의 대한민국 국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의 패러다임에 적응하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며 자신의 사고방식을 현실 세계의 팩트에 맞게 변경해 간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 과정은 엄청난 고역이다. 하지만 시대에 뒤처지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다만 게으른 자들은 그런 노력은 하지 않고 한 번 가진 생각으로 평생을 살려고 한다. 마치 세상은 절대 변하지 않는 것처럼 사는 것이 변하는 세상을 쫓아갈 능력이 모자라 변화를 싫어하는 자신들에게 훨씬 익숙하고 편하기 때문이다.

수구론자들이 주장하는 내용의 근거는 대부분 찌라시들의 가짜뉴스이다. 수구론자들이 더 일상적으로 택하는 방법은 코인털이 유튜버들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고는, 그 주장의 옳고 그름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다.“】

 

 

알프레드 코집스키의 정신이상자의 행동방식에 대한 설명은 요즘 한창 입에 오르내리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이론이 제시되기 30여 년 전의 것이다. 두 이론은 비슷한 것 같지만 하나는 정신이상자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상인에 대해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제발 정신 좀 차리고 살자. 좀, 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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