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들

청춘(靑春)이란...

從心所欲 2016. 6. 8. 23:39

 

리차드용재오닐의 앨범 사진

 

청춘(靑春)에 대한 가장 높은 단계의 정의는  “아직 비극이 손닿지 않은 삶이라는 것이다.

  the deepest definition of YOUTH is  "Life as yet untouched by tragedy."

 

젊은 시절에 대한 추억을 갖고 사는 것이 젊은 시절 그 자체 보다 낫다.

  The memories of youth are better to live through, than is youth itself.

 

너무나 쉽게 개인적 즐거움과 괴로움에 전적으로 빠져드는 것이 젊은 시절의 특징이다.

   Youth is distinguished for its whole-hearted absorption in personal enjoyments & discomforts.

 

젊은 시절에는 사방에 좌절뿐이다.

  In youth, despair is overwhelming.

 

 - <Adventure of Ideas>  

   Alfred North Whitehead

 

 

화이트헤드 (Alfred North Whitehead, 1861 - 1947) 는 수학자, 논리학자, 철학자였습니다.

 

도올 김용옥선생이 자신의 하버드 재학시절 교수였던 분의 교수였다고 존경심과 자부심을 표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는 영국에서 태어나 캠브리지 대학교의 트리니티 칼리지를 졸업한 후 25동안

그곳에서 수학을 가르쳤고 버틀랜드 러셀과 함께 저 유명한 수학원리 (Principia Mathematica,

1910)를  저술하기도  하였습니다. 트리니티에서 런던 대학교로 옮겨 간 그는 이학부의 교수가 되어

대학의 학장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런던에서의 13년간 그는 고등교육의 문제에 대한 깊은 관념을

발전시켰으며, 특히 현대 산업문명이 교육사업에 마치는 영향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고 합니다.

 

그러다 정년이 임박한 63세가 되었을 때, 하버드 대학교의 철학교수로 임명을 받고 미국으로 건너갑니다.

이때부터 그는 논리학자, 수학자, 과학 철학자로서의 과거 그의 업적에다 형이상학자로서의 업적을 더하게

됩니다. 위의 글은 그의 나이 73세 때에 저술한관념의 모험 (Adventures of Ideas, 1933)에서 인용한

글입니다. 인생의 말년에 삶의 경험과 많은 철학적 사유를 통해 도출해낸 그의 청춘(젊은 날)’에 대한

통찰은 공허하지 않고 직관적이어서 가슴이 베일 것 같습니다.

 

흔히 꿈, 희망, 무한한 가능성 같은 단어로 아름답게 치장되는 젊은 시절이지만 돌이켜보면 육체적 젊음

말고 그 젊음을 멀리 보내고 난 지금보다 더 좋은 점이 무엇이 있을까? 순간 순간 눈 앞의 작은 일에 과도하게

몰입하여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기쁨과 세상을 다 잃은 것 같은 좌절의 반복 속에서 오히려 내일에 대한

불안으로 살던 시절이 아닌가!

 

그래서 화이트헤드는 젊은 시절의 몇 안 되는 아름다운 추억을 되새기며 사는 편이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는 것보다 낫다는 결론을 내렸을 것입니다.

가끔은 젊은 시절이 그리울 때가 있을지라도 지금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이가 몇이나 될지

의문입니다. 선뜻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나서지 못하는 데는 젊음을 누리는 짧은 즐거움보다

화이트헤드가 '비극(tragedy)'라고 이름 붙인, 그 뒤에 찾아오는 길고도 험난한 삶의 역경을 다시 겪고

싶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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