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팔일>에 나오는 구절이다.
자하(子夏)가 공자에게 여쭈었다.
"‘교묘한 웃음에 보조개여, 아름다운 눈에 또렷한 눈동자여, 소박한 마음으로 화려한 무늬를 만들었구나.' 라는 것은 무엇을 말씀하신 것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이 있은 다음이라는 것이다[繪事後素]."
자하가 말하였다.
"예(禮)는 나중입니까?"
공자가 말씀하셨다.
"나를 일으키는 자는 너로구나. 비로소 함께 시(詩)를 말할 수 있게 되었구나."
공자의 말은 ‘소박한 마음의 바탕 없이 눈과 코와 입의 아름다움만으로는 여인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말은 사람은 좋은 바탕을 먼저 기른 뒤에 문식(文飾)을 더해야 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사포서 별제였던 김홍도는 1775년 2월, 영조에게 이런 말을 아뢴 일이 있다.
“신이 본래 지식이 없어 어찌 감히 여쭐 수 있겠습니까 마는 단청지기(丹靑之技)에 관해 대략알고 있어 기예(技藝)를 가진 미천한 공인(工人)으로써 자신의 업(業)에 종사하면서 간(諫)하는 예(禮)로 간략하게 아뢰옵니다.
공자 성현의 말씀에 회사후소(繪事後素)의 가르침이 있사온데 소(素)란 바탕이고 회(繪)는 문채(文彩)입니다. 바탕이 마련된 뒤에 문채를 베풀어야 한다는 의미로 이는 단지 그리는 일의 도일 뿐 아니라 만사가 그렇지 않은 것이 없사오니 엎드려 바라옵건대 무릇 정령(政令)의 처리도 회사후소의 정신으로 하시옵소서.“
농사의 바탕은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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