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낙엽밟기가 제격 3

허균 28 - 한정록(閑情錄) 숭검(崇儉) 2

「한정록(閑情錄)」은 허균이 중국 서적에 나오는 ‘은거(隱居)’에 대한 글들을 16가지 주제로 나누어 정리한 글이다. 숭검(崇儉)은 7번째 주제로 허균은 그 의미를 이렇게 풀이했다. “퇴거(退去)한 사람은 맛 좋은 음식이나 화려한 의복을 취해서는 안 되고 오직 검소해야 돈도 절약이 되고 복(福)도 기를 수 있다. 그러므로 이것을 제7 ‘숭검(崇儉)’으로 한다.” ● 어록(語錄)에 이렇게 말했다. “사치한 자는 3년 동안 쓸 것을 1년에 써버리고, 검소한 자는 1년 동안 쓸 것을 3년이 되도록 쓴다. 지극히 사치한 자는 그것도 오히려 부족하고 아주 검소한 자는 오히려 여유가 있다. 사치한 자는 부유해도 만족하지 않고, 검소한 자는 가난해도 여유가 있다. 사치한 자는 언제나 마음이 가난하고, 검소한 자는 언..

우리 선조들 2021.09.30

정조의 현륭원 행차 - 화성능행도 4

화성 행차의 여섯째 날인 윤2월 14일에는 사미와 궤죽에 이어 양로연이 예정되어 있었다. 신풍루에서 사미와 궤죽 행사를 지켜보던 정조는 행좌승지 이만수에게 "오늘 양로연을 베풀려고 하는 것은 노인을 존경하기 위함이니, 여러 노인들로 하여금 밖에서 오래 지체하여 기다리게 할 수 없다. 내가 곧 낙남헌에 갈 것이니 경은 이곳에 남아 있다가 사민 중에 와서 기다리는 자에게 일일이 죽을 먹이고 혹시 나중에 와서 제시간에 오지 못한 자가 있더라도 일체 차가운 죽을 먹이지 말고 직접 챙겨서 혹시라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라." 는 지시를 내렸다. 오전 8시 15분경에 삼엄(三嚴)을 알리는 북이 울리고 정조가 융복(戎服)을 갖추어 입고 양로연이 열리는 낙남헌에 나와 자리에 올랐다. ▶삼엄(三嚴) : 엄(嚴)은 임금의 거..

우리 옛 그림 2021.09.27

정조의 현륭원 행차 - 화성능행도 1

정조가 1795년에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화성에 행차하여 사도세자(思悼世子)의 묘인 현륭원(顯隆園)에 들리고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축하하는 연회를 열었던 일은 익히 잘 알려진 일이다. 정조는 1795년 윤2월 9일 이른 아침에 1800명에 가까운 배종(陪從) 인원과 함께 창덕궁을 떠나 화성으로 출발하였고, 첫날은 시흥행궁에서 묵은 뒤 이튿날 저녁에 화성행궁에 도착하였다. 정조는 화성에 머무르는 동안 향교를 참배하고 별시(別試)를 거행했으며, 현륭원에서 제사하고, 군사훈련을 지휘한 뒤 어머니를 위한 회갑연을 베풀고 15일 화성을 떠나 16일에 다시 창덕궁으로 돌아왔다. 이 8일간의 행차는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었다. 의궤의 글은 금속활자로 인쇄되었고, 주요 예식의 ..

우리 옛 그림 2021.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