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강십목소 3

재앙을 이기기 위하여 왕이 힘써야 할 10가지 - 3

9목의 세 번째 항목은 이다. 인재를 가려 쓰지 않아서는 안 됩니다. 《서경》에 이르기를 ‘다스려지고 어지러워지는 것은 뭇 관원에게 달려 있으니, 관직은 사사로이 친근한 사람에게 주지 말고 오직 재능 있는 사람에게 주며, 관작은 악덕(惡德)한 사람에게 주지 말고 오직 어진 사람에게 주소서.’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인재를 가려 쓰는 것은 나라를 가진 이가 가장 먼저 힘써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군자는 본디 스스로 군자라 생각하고 소인을 소인으로 여기지만, 소인 또한 스스로 군자라 생각하고 군자를 소인으로 여기니, 각각 자기가 옳다 하여 서로 배척하면, 임금은 그 간사함과 바름을 구분할 수 없습니다. 예전에 경방(京房)이 원제(元帝)에게 묻기를 ‘유왕(幽王)과 여왕(厲王)은 어찌하여 위태로워졌겠습니까?’ 하..

우리 옛 뿌리 2022.04.02

재앙을 이기기 위하여 왕이 힘써야 할 10가지 - 2

이어지는 상소문에서 열거하는 9목(目)의 첫 번째는 이다. 궁금(宮禁)은 임금이 거처하는 궁궐로, 우선 임금이 거하는 곳부터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고 했다. 궁금(宮禁)을 엄하게 해야 합니다. 전(傳)에 이르기를 ‘집이 다스려지고서 나라가 다스려진다.’ 하였습니다. 그 집을 다스리지 못하고서 나라를 다스릴 수 있는 자는 없으므로 왕화(王化)의 근본은 궁금에 있는 것입니다. ▶왕화(王化) : 임금의 덕화(德化). 궁금이 엄숙하지 않으면, 간사한 길이 안팎으로 통하고 바른길이 조정(朝廷)에서 막히어, 공정한 논의는 막혀서 통하지 않고 도리에 어긋난 것이 현혹을 하여 간사한 술책을 부리므로, 그때 가서는 난망(亂亡)을 구제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대개 군신(君臣)의 위아래 사이와 친척의 안팎 사이에서 정의(情..

우리 옛 뿌리 2022.03.28

재앙을 이기기 위하여 왕이 힘써야 할 10가지 - 1

성종의 세 번째 왕비인 정현왕후(貞顯王后)의 아들 진성대군(晉城大君)은 신하들이 이복형인 연산군을 몰아낸 반정(反正)으로 생각지도 않았던 왕위에 갑자기 오르게 되었다. 그가 조선의 11대 왕인 중종(中宗)이다. 정현왕후(貞顯王后)는 연산군의 생모인 윤씨가 1479년 왕비의 자리에서 폐출된 뒤 다음 해인 1480년에 왕비로 책봉되었고 8년 후에 진성대군을 낳았다. 성종에게는 연산군에 이은 둘째 아들로 진성대군과 연산군은 12살의 터울이 있었다. 자력이 아닌 신하들의 힘으로 왕위에 오른 중종의 왕권은 처음부터 나약할 수밖에 없었다. 중종은 왕위에 오르자 자신이 사랑했던 부인과 강제로 헤어져야만 할 정도였다. 그의 첫 번째 정비(正妃)였던 단경(端敬)왕후가 연산군 때의 권신이었던 신수근(愼守勤)의 딸이라는 이..

우리 옛 뿌리 2022.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