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3

정선필 해악팔경 및 송유팔현도 화첩 1

2020년 7월, 케이옥션 경매에 2013년에 문화재 보물 제1796호로 지정된 겸재 정선의 화첩이 경매품으로 나온 일이 있었다. 화첩의 정식 명칭은 《정선필 해악팔경 및 송유팔현도 화첩(鄭敾筆海嶽八景 宋儒八賢圖 畵帖)》으로, 당시의 경매 추정가는 50억 ~ 70억 원이었다. 이 화첩은 그동안 전 용인대 이사장이 설립한 우학문화재단에서 소장하고 있던 것인데, 낙찰이 되었다면 국내 고미술 경매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기록을 세웠겠지만 유찰되고 말았다. 《정선필 해악팔경 및 송유팔현도 화첩 (鄭敾筆海嶽八景 宋儒八賢圖 畵帖)》은 금강산의 진경산수화 8점과 중국 송대(宋代)의 유학자 8인의 고사인물화 8점으로 구성된 화첩이다. 화첩의 낙관에 사용된 '정(鄭)'과 '선(敾)'을 각각 따로 새긴 두 개의 백문방인(..

우리 옛 그림 2021.10.11

정선 사공도시품첩 2

「이십사시품(二十四詩品)」의 두 번째 시품은 ‘충담(沖澹)’이다. ‘담백하고 깨끗함’을 가리킨다. 이에 대한 사공도의 시다. 素處以黙(소처이묵) : 소박하게 살면서 침묵하니 妙機其微(묘기기미) : 오묘한 기틀이 더욱 기묘하다 飮之太和(음지태화) : 천지의 조화로움을 마시고 獨鶴與飛(독학여비) : 외로운 학과 함께 날아다닌다. 猶之惠風(유지혜풍) : 마치 화창한 봄바람처럼 苒苒在衣(염염재의) : 부드럽게 옷에 와 닿는다. 閱音修篁(열음수황) : 대숲의 소리 듣고는 美曰載歸(미왈재귀) : 아름답다며 싣고 돌아가리라 말한다. 遇之匪深(우지비심) : 만나면 깊지 않으나 卽之愈稀(즉지유희) : 다가가면 더욱 희미해진다. 脫有形似(탈유형사) : 형상이 비슷하여 握手已違(악수이위) : 손으로 잡으면 이미 어긋난다. ..

우리 옛 그림 2021.02.21

이춘제와 삼승정

옥동척강(玉洞陟崗); 옥동은 옥류동을 가리키고 척강은 산등성이를 오른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옛 그림으로는 드물게 선비들의 등산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은 《서원아회첩》에 들어있는 4점의 그림 중 하나다. 《서원아회첩(西園雅會帖)》은 경화세족 이춘제(李春躋, 1692 ~ 1761)가 자신의 집 후원인 서원(西園)에서 연 아회(雅會)1와 새로 지은 정자에 관련한 시와 기문을 하나의 화첩으로 장황한 것이다. 이춘제는 여기에 이 그림의 상황에 대하여 이렇게 기술하였다. “그때 소나기가 내려 물이 넘쳐흘러, 개인 후에 서원(西園)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사립문을 나와 옥류(玉流) 물가와 바위에서 배회하는데 귀록(歸鹿)이 홀연히 지팡이를 날리며 짚신을 신고 비탈을 타며 산마루..

우리 옛 그림 2019.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