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옛 건축물

우리 옛 건축물 4 (지붕 3)

從心所欲 2016. 5. 31. 07:09


<종묘>


조선시대에 주요 정전은 팔작으로 하고 행랑채나, 회랑, 부속채 등 규모가 크지 않거나, 정면이 길고 측면은

단칸인 건물에서 맞배지붕을 즐겨 썼으며 사당은 규모와 포의 종류에 관계없이 맞배지붕을 즐겨 썼다고 합니다.

맞배지붕의 구성은 간단하지만 측면지붕을 많이 빼주지 않으면 비바람에 취약하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수덕사 대웅전>


수덕사 대웅전은 보이는 것처럼 ㅅ字 모양의 맞배지붕입니다. 측면 벽면 전체가 그대로 드러나 시각적으로는

대웅전의 아름다움을 대변하고 있다는 칭송을 받고는 있지만, 건물 측면 벽이 비바람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맞배지붕 건물에서는 이 측면 벽을 비바람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나무판으로 막아주기도 합니다.



수덕사 대웅전과는 달리 측면지붕 아래의 삼각형 부분을 붉은색 나무 판으로 막아준 것이 보입니다. 이것을

풍판(風板)이라고 합니다. 풍판은 현존하는 고려시대 맞배건물에서는 볼 수 없지만 조선시대 맞배지붕 건물에는

대부분 있다고 합니다. 수덕사 대웅전처럼 측면에 풍판이 없는 맞배지붕 건물을 보면 '고려시대 건물'이라는 추측이

가능해지는 이유입니다. 또 하나 위의 두 맞배지붕 사진을 비교해 보면 고려 때 건물에 비해 조선시대 건물은

측면지붕의 벽 밖으로 나온 부분이 조금 짧아 보입니다. 조선시대에는 나무가 부족하여 맞배지붕의 측면지붕을

길게 빼지 못했다고 하는데 그런 이유로 조선시대부터 풍판이 사용되었을 것이라는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팔작지붕>


팔작지붕은 시기적으로 가장 늦게 나타난 지붕입니다. 그러나 맞배지붕에 비하여 지붕가구에 소용되는 목재

소요량이 30% 정도 많아 목재가 부족한 조선 후기 사찰건축에서는 하부가구는 그대로 두고 지붕만 팔작을

맞배로 고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합니다.팔작지붕은 측면에 삼각형의 합각벽이 생깁니다. 그래서 팔작지붕을

합각지붕이라고도 합니다.

위 팔작지붕건물의 측면을 보면 용마루 끝 바로 아래에 삼각형 모양이 보입니다. 이것을 합각(合閣)이라고 하며

그렇게 만들어진 삼각형의 벽면을 합각벽이라고 합니다.



<합각벽>


위는 합각벽을 가까이서 마주 본 사진입니다. 맞배지붕에서 풍판을 만들 듯이 판재를 세워 대고 나무쫄대로

이은 판벽으로 마감을 했습니다. 합벽은 이렇게 나무판재로 마감하기도 하지만 이 부분은 비바람이 들이치기

쉽기 때문에 궁궐에서는 화장벽돌을 이용해 마치 꽃담을 쌓듯이 전축벽(벽돌로 쌓은 벽)으로 한 경우도 볼 수

있고, 또 서민 살림집에서는 와편(기와조각)담장을 쌓듯이 기와를 이용해 다양한 문양과 무늬를 연출하여

만드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각각 경복궁 강녕전의 합각벽과 일반 가옥의 합각벽입니다.



<경복궁 강녕전 서쪽 합각벽>


<위성룡가옥 합각벽>


경복궁 강녕전 동쪽 합각벽에는 편안할 강(康)자가, 서쪽에는 편안할 녕(寧)자가 장식되어 있습니다.

사찰에서는 불교의 여러 상징물을 넣어 합각벽을 화려하게 장식하기도 합니다.


<월정사 적광전 합각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