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옛 그림

김하종 해산도첩 2

從心所欲 2020. 10. 30. 12:07

19세기에 이르러 많은 화가들이 전통적인 화법에 서양화법을 비롯한 새로운 화풍을 접목하려는 시도를 보였다. 그런 시도는 산수화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정선, 강세황, 김홍도 같은 대가들이 이룩해 놓은 진경산수화의 기틀을 바탕으로 서양화의 투시법, 공간개념, 원근감, 사실적 표현과 더불어 중국 남종화의 화풍을 접목시키려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김하종의 《해산도첩(海山圖帖)》 그림은 그런 흐름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경물에 따라 전통적 구성과 표현을 따르기도 하고, 사실적 묘사에 더 중점을 두는가 하면, 자신 만의 독특한 구성과 해석을 보여주기도 한다.

 

첫 그림 장안사에 이어 《해산도첩》의 그림들은 내금강의 경물로 옮겨가는데, 그 첫 번째가 명경대구역 백천동(百川洞)의 명경대다.

 

[《해산도첩(海山圖帖)》中 <명경대(明鏡臺)> 비단에 수묵담채, 29.7 × 43.3cm, 국립중앙박물관] 

 

[김홍도 《금강사군첩(金剛四郡帖)》中 <명경대(明鏡臺)>, 견본수묵담채, 30.4 x 43.7cm]

 

[《해산도첩(海山圖帖)》中 <다보탑(多寶塔)> ]

 

다보탑은 내금강 명경대구역 백탑동(白塔洞)에 있는 자연바위다. 높이가 50m나 되는 바위는 봉우리처럼 생겼는데 얼핏 보면 이름난 석공들이 다듬어 세워놓은 돌탑 같아 다보탑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정선이나 김홍도는 그리지 않았다.

 

[《해산도첩(海山圖帖)》中 <영원동(靈源洞)>]

 

내금강 명경대구역에 영원암(靈源蓭)이라는 옛 암자 터가 있는 골짜기를 <영원동(靈源洞)>이라 부른다. 영원동은 예부터 금강산에서도 제일 깊숙하고 정갈한 곳의 하나로 알려졌다.

 

[김홍도 《금강사군첩(金剛四郡帖)》中 <영원암(靈源蓭)>]

 

[《해산도첩(海山圖帖)》中 <천일대망정양사(天一臺望正陽寺)> 29.7 × 43.3cm, 국립중앙박물관]

 

천일대는 내금강 정양사 동쪽에 있으며, 정양사 망루인 헐성루와 더불어 금강산의 대표적인 전망대이다. 이곳에서 바라본 금강산 경치를 그리는 전통은 조선 중기부터 있어왔다, 정양사(正陽寺)는 내금강 표훈사(表訓寺) 북쪽에 있는 삼국시대에 창건된 사찰이다. 정선은 정양사 그림을 여럿 그렸다. 아래 정선의 <정양사>그림 오른쪽 구석에 보위는 바위가 천일대를 그린 것으로 짐작된다.

 

[겸재 정선 《해악전신첩》中 <정양사(正陽寺)> 견본담채, 31.2 × 24.2㎝, 간송미술관]

 

[《해산도첩(海山圖帖)》中 <헐성루망전면전경(歇性樓望前面全景)> 29.7 × 43.3cm, 국립중앙박물관]

 

정양사의 절 경내 오른쪽에 헐성루(歇惺樓)라는 자그마한 누각이 있는데, 내금강 일대의 40여 개 봉우리와 금강산 일만 이천 봉을 한꺼번에 구경할 수 있다고 하여 금강산에서 가장 유명한 누각이다.

 

[김응환, 《금강산첩》中 <헐성루도(歇惺樓圖)>, 1788, 견본담채, 32 x 42.8cm]

 

[《해산도첩(海山圖帖)》中 <수미탑(須彌塔)>]

 

수미탑(須彌塔)은 내금강 수미동의 막바지 수미봉(須彌峰) 남쪽기슭에 있는 높이 50여m의 바위이다. ‘수미’는 '기묘하게 높이 쌓았다'는 뜻을 가진 산스크리트어 ‘수메루’를 '須迷樓'로 한자 표기한 것에서 파생된 말이다. 백탑동의 돌탑들이 주로 모가 진 것이 특징인데 반하여, 수미동의 돌탑들은 둥글둥글한 것이 특징이라 한다.

 

[김홍도 《금강사군첩(金剛四郡帖)》中 <수미탑(須彌塔)>]

 

 

참고 및 인용 : 북한지리정보(2004. CNC 북한학술정보), 한국민족문화대백과(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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